"선진국 수준 맞추려면 세 배 올려야…당장 하면 폭동 비슷한 상황"
단계적이고 정교한 제도 설계 주문
"낸 보유세, 양도세 계산 때 비용 인정…일리 있는 방안"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부동산 보유세 강화 필요성에는 대체적인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도 실제 정책의 핵심은 과세 대상의 범위와 세 부담을 어느 정도로 정할지에 있다고 밝혔다. 선진국 수준으로 보유세를 정상화하려면 현재보다 약 세 배를 올려야 한다는 분석이 있지만, 이를 단기간에 시행할 경우 "폭동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단계적이고 정교한 제도 설계도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의견을 묻고 있다. 2026.7.23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의견을 묻고 있다. 2026.7.2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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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KBS별관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보유세를 강화해야 된다는 것은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것"이라며 "그러면 어느 범위에서 강화할 것이냐, 어느 정도 강화할 것이냐, 어떤 차등을 둘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유세를 올려야 한다는 원론보다 초고가 주택의 기준과 세율, 거주 목적 1주택자와 다주택자 간 차등 수준 등 구체적인 제도 설계가 더 어렵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지방에 계신 분들에게 시가 30억원은 무지하게 비싼 집이고 당연히 초고가 주택"이라면서도 "서울에 사는 분들의 인식은 다를 수 있어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보유세를 일률적으로 올리기보다는 기준이 되는 1주택자의 적정 부담을 먼저 정하고, 주택의 가격과 용도, 보유 주택 수, 지역 등에 따라 세 부담을 감면하거나 가중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통상적인 1주택을 기준으로 적정한 보유 부담을 설정하고 거주하거나 거주 목적으로 보유한 경우에는 감해 줄 수 있다"며 "서민용·중산층용 주택이라면 보호 측면에서 추가로 감면하고 지방 등 지역적 요인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초고가·호화 주택과 다주택, 명백한 투자·투기 목적의 주택은 가중 과세 대상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엄청 비싸거나 호화 주택으로 분류되는 경우, 다주택이거나 명백한 투기용인 경우는 가중 요소"라며 "이런 요소를 더해 단계적으로 차등을 두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1주택자에게 가격이나 용도와 관계없이 동일한 혜택을 적용해 온 기존 제도가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투자 수요를 키웠다는 판단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1가구 1주택을 존중하고 보호하려다 비싸든 싸든 똑같이 취급하면서 가장 효율적으로 투기할 기회를 만든 측면이 있다"며 "거주용인지 투자·투기용인지 구분하지 않다 보니 작은 구멍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보유세를 단기간에 큰 폭으로 높이는 방안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봤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보유세를 통상적인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려 해도 한 세 배는 올려야 한다"며 "지금 세 배를 올리면 거의 폭동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보유세를 정상화했다면 부동산 가격이 이렇게까지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미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내려가기도 어려워졌기 때문에 결국 현실적인 타협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부동산 가격 상승과 자산 쏠림이 장기간 누적된 만큼 정치적 부담을 이유로 대응을 미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압력이 계속 커지고 있고 언젠가는 터질 수 있다"며 "어느 세대가 당할지는 모르지만 터지면 대한민국에 치명적인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 손해를 보더라도 앞으로의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권을 요청하고 있다. 2026.7.23 연합뉴스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권을 요청하고 있다. 2026.7.2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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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를 양도소득세 계산 과정에서 필요경비로 인정하는 방안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택을 보유하는 동안 낸 보유세 일부를 양도차익에서 공제해 양도세 부담을 낮추자는 토론회 참석자의 제안에 대해서다. 이 대통령은 "낸 보유세를 양도소득을 계산할 때 필요 비용으로 인정해 주자는 것도 일리 있는 얘기"라며 "나중에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납세자 입장에서도 덜 억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보유세를 강화하더라도 주택 매각 때 양도세 부담까지 중첩되지 않도록 세목 간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주택자가 시장에 주택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한시적인 퇴로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보유세만 높이고 양도세 중과를 그대로 두면 집을 팔지 않는 '매물 잠김'이 심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대통령은 "보유세를 강화하면서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맞는 말"이라며 "다만 과거 정부 방침을 믿고 주택을 처분한 사람이 손해를 봤다고 느끼지 않도록 어느 기간에 어느 정도의 기회를 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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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의 지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핵심 과세 기준을 시행령이 아닌 법률에 직접 규정하는 방안에도 찬성했다. 이 대통령은 "충분히 고민해 합리적으로 만들고 구멍이나 악용 소지가 없게 하되 최대한 입법으로 하는 것이 맞는 지적"이라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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