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 주재
"인허가·착공, 2022년부터 왜 급감했나"
실수요·투기수요 분리 대응…"조세로 수요 억제는 예외적 수단"
"금융은 반쯤 공적인 것"…부동산 대출의 공공성 강조
"주택은 돈 버는 수단보다 삶의 보금자리…정부가 책임지고 결론"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동산 공급 확대 요구에 대해 “이제 서울에서 택지 개발을 하려 해도 (땅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공급 절벽’을 해소하려면 결국 대규모 단지를 조성해야 하는데 정작 지을 땅이 부족하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또 수요 측면에서는 실수요와 투자·투기 수요를 구분해 접근하고, 조세를 통한 부동산 시장 개입에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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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KBS별관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누군가는 공급을 늘리면 (부동산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하는데 문제는 어디에서, 어떻게가 마땅치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과거처럼 그린벨트를 풀거나 신도시를 조성하는 것도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급 (대책의) 한계가 뚜렷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발언에는 공급 확대에 관한 고민이 담겨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3019가구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적다. 서울의 ‘입주 가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인데, 이를 해소할만한 과감한 공급 전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재건축·재개발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재건축의 경우 가구 수가 늘어나는 경우 있지만, 평수가 늘어나다 보니 (공급은) 많이 확대되지 않는 것 같다”며 “재개발의 경우 총 입주 가구 수가 줄어드는 게 통상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게 과연 신규 주택 공급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냐에 대한 논쟁들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던진 첫 질문도 공급이었다. 이 대통령은 전문가 발제를 경청한 뒤 “팩트체크를 하고 싶다”며 “인허가 착공이 유독 2022년부터 확 줄었다. 2022~2025년 이 시기에 왜 (공급이) 줄어든 것이냐, 구조적인 이유가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진미윤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주임교수는 “2022년 말부터 금리 인상이 되면서 위축이 많이 됐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재차 “정책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은 아니냐”고 물었고, 진 교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며 공급망 차질이 빚어졌다. 자재 조달, 공사비 문제로 대내외 환경이 악화돼 착공이 더뎌졌다”고 대답했다. 현재는 어떠한지 묻는 이 대통령의 말에는 “그런 맥락이 유지되고 있는 듯하다”고 보고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실수요와 투자·투기 수요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안정적인 내 집을 마련하려는 통상적 수요가 있는 반면, 집값이 물가 이상으로 오르니 대출을 받아 여러 채를 사거나 더 비싼 집을 사려는 투자·투기 수요와 가수요도 있다”고 말했다.


조세를 통한 부동산 시장 개입에는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조세는 국가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구성원이 공정하게 부담하는 것이 원래 목적”이라며 “특정 영역의 수요를 억제하거나 공급을 늘리기 위해 활용하는 것은 약간 예외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세를 통해 수요와 공급에 관여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어느 정도 개입하는 것이 온당한지 논쟁이 필요하다”고 했다. 보유세와 거래세, 실거주 여부, 다주택 및 초고가 주택 과세를 둘러싼 논의를 정책 효과뿐 아니라 조세 원칙과 국민 수용성 측면에서도 세밀하게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융기관 부동산 대출에 대해서는 공공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금융기관의 대출 여력은 사실 국민의 것이기도 하다”며 “금융은 반쯤 공적인 것이고, 국가의 발권력이라는 국민이 위임한 권력의 일부”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에게 금융을 활용할 기회를 줄 것인지는 결국 정책의 문제”라며 “돈을 벌기 위해 집을 사는 데 금융을 활용하게 하고, 그 결과 집값이 과도하게 올라 실제 주택이 필요한 국민이 피해를 보는 것이 바람직한지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는 대한민국 최대 과제 중 하나라며 “주택이 돈을 버는 투자 수단이기보다 국민이 쾌적하게 살아가는 삶의 보금자리가 돼야 한다”는 원칙을 재차 밝혔다. 주택이 주거 수단인 동시에 투자 수단이라는 기능을 전혀 무시할 수 없지만, 문제는 투자 또는 투기 비중이 너무 높다는 게 이 대통령의 판단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국내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과 수도권 집중 현상을 언급하며 “우리도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하다 한계점에서 터진 일본의 전철을 향해 달리고 있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부처별로 진행된 공급·금융·세제 분야별 토론 결과와 관련해 “과거와 달리 부동산을 투자 수단보다 쾌적한 삶의 보금자리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강조됐다”며 “청년과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에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크게 늘었다”고 소개했다. 또 저출생과 비혼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주거 문제가 지목되고 있다며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에 대한 정책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으로 정책 결정 방향과 관련해서는 이 대통령은 “다수결로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합리성이 있다면 다수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며 “객관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각자의 주장을 정확히 제시한 뒤 이해관계를 최대한 조정하되, 끝내 합의되지 않는 간극은 권한을 가진 공직자가 책임지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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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유튜버와 부동산·맘카페 회원, 관련 시민단체와 공인중개사, 금융기관 종사자, 언론인과 교수 등 총 140명이 참석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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