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마이너스 성장해도 연간 3% 찍는다"…2분기 GDP 성장세 '강화'(종합)
2분기 실질 GDP, 전기比 0.6%↑…전망 큰 폭 상회
반도체 중심 수출+민간소비 등 내수 성장 떠받쳐
하반기, 전기비 평균 -0.1%만 나와도 연 성장 3%
신 총재 주목한 2Q 실질 구매력 지표, 38년來 최고 성장률
시장, 성장 전망 상향…기준금리 백투백 인상 가능성 커져
올해 2분기 한국 경제가 0.6% 성장했다. '1.8% 깜짝 성장'했던 지난 1분기 높은 기저효과를 딛고 전망치를 큰 폭으로 웃도는 성장세를 보였다. 반도체 중심의 탄탄한 수출뿐 아니라 민간소비 등 내수까지 성장을 떠받쳤다. 특히 2분기 반도체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실질 구매력 지표(실질 국내총소득(GDI))는 38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 성장률은 3%를 웃돌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상반기 높은 성장세에 하반기에 평균 0.1% 역성장을 한다 해도 연 3%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다음 달 지난 5월 전망(2.6%)을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시장에서도 속속 성장 전망 상향 조정 준비에 나섰다. 변수는 잡음이 여전한 중동전쟁 종전 합의 상황과 하반기 반도체 업황 추이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이현영 한국은행 지출국민소득팀장, 이동원 경제통계2국장, 서정석 국민소득총괄팀장, 김건 국민소득총괄팀 과장이 23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2026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은행
높은 기저효과에도 0.6% 성장…수출+내수 함께 이끌었다
23일 한은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 분기 대비 0.6%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보면 0.62%다. 이는 지난 5월 한은 전망(0.2%)을 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다. 통상 직전 분기 성장률이 매우 높으면 다음엔 마이너스를 기록하거나 크게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이번처럼 지난 1분기 1.8% 높은 성장에도 0.6% 이어간 건 성장세가 오히려 강화된 것이라고 평가된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3.7% 성장해 1분기(3.8%) 기록한 큰 폭의 성장세를 지속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지난 1분기 높은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중동전쟁 본격화 등에 대한 우려가 있었음에도 2분기 강한 성장세가 이어졌다"며 "최근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호황이 지속됐다는 점, 중동전쟁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았던 점 등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중동 전쟁은 관련 산업에 공급 차질을 빚으며 생산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으나 나프타 수급 안정화와 비축유 스와프 같은 정부의 지원 정책과 수입 다변화 등이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상쇄했다는 설명이다.
눈에 띄는 건 예상됐던 반도체발 수출 호조뿐 아니라 내수 성장세 역시 탄탄했단 점이다. 내수는 소비와 설비투자 모두 증가세를 지속했다. 민간소비는 가전제품 등 재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가 모두 늘며 전 분기 대비 0.4% 증가했다. 이현영 한은 지출국민소득팀장은 "민간소비는 정부 지원 정책에 더해 삼성전자의 상품권 환급 행사 등의 영향으로 가전제품에만 최소 3조원대 소비가 발생하는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재화 소비가 크게 증가한 점이 주효했다"며 "주가가 2분기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소비심리가 양호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0.2% 늘어 1개 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가 늘며 전 분기 대비 0.2% 증가, 지난 1분기(6.6%)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이 줄며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장비를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1.4% 증가했다. 수입은 자동차와 기계·장비 등이 늘면서 0.8% 증가했다.
지출항목별 2분기 성장 기여도에서도 내수와 수출이 고르게 성장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올 2분기 0.3%포인트로, 소비가 0.2%포인트, 지식재산생산물투자가 0.2%포인트 오르면서 내수의 기여도를 높였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민간소비(0.6%포인트) 기여도가 정부(-0.3%포인트)보다 높아 민간 주도 성장이 뚜렷했다.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는 0.3%포인트로, 수입이 0.3%포인트 상승했지만 수출이 0.7%포인트 더 큰 폭 상승하며 기여도를 키웠다.
반도체 가격 급등에 교역조건 개선…신 총재 주목한 GDI '서프라이즈'
신현송 한은 총재가 주목했던 GDI 역시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생산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GDI는 전 분기 대비 높은 성장률을 딛고 3.6%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5.6% 증가해 지난 1분기 깜짝 성장(13.2%)을 뛰어넘어 1988년 1분기(16.4%) 이후 38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의 영향이다. 이 국장은 "중동전쟁 영향에 원유를 중심으로 수입 가격이 상승했음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품 가격 상승이 훨씬 크게 나타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질 GDP 성장률과의 격차는 지난 1분기보다 더 크게 벌어졌다. 이 국장은 "실질 GDI 증가세가 지속되면 기업 투자 여력과 가계 구매력이 확충되는 효과가 있어 내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신 총재가 앞서 지적한 수요측 물가 상방 압력을 부추기는 요인이기도 하다.
예상치를 웃돈 GDP와 GDI 성장률에 8월 기준금리 연속 인상(백투백 인상) 가능성은 한층 더 커졌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2분기 성장 영향에 더해 중동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며 유가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어 백투백 인상 가능성은 종전보다 더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3% 성장 바라본다…하반기 관건은 중동 전쟁 여파
올해 3%대 성장은 사실상 예고됐다. 남은 하반기에 전기 대비 평균 -0.1% 성장률을 기록해도, 연 3% 성장률은 달성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 5월 올해 3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0%, 4분기 성장률이 0.4%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 국장은 "연간 3%대 성장률이 나온다면 2021년(4.7%) 이후 5년 만에 3%대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도 3%를 상회하는 성장률 달성이 유력하다고 봤다. 조 연구원은 "하반기 제로 성장을 가정해도 연간 3.05~3.06% 성장률이 나온다"며 "반도체 가격이나 기업 이익 전망도 꺾이지 않았다.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 3.1%에서 3.3%로 변경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수정 경제전망은 다음 달 27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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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변수는 중동 전쟁이다. 이 국장은 "중동 전쟁 종전 합의가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 작년 '상저하고'를 나타낸 성장률이 하반기 높은 기저효과로 작용할 가능성 등이 변수"라고 짚었다. 반도체 가격을 포함한 반도체 업황 호조세가 어느 수준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반도체를 포함한 컴퓨터 전자 광학기기의 성장 기여도는 지난 1분기 절반을 넘었고 2분기 30% 미만으로 낮아졌으나 상반기 평균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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