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5조원에서 14.6조원으로 증가
‘집은 있지만 현금 부족’ 고령층 늘어
월 지급금 인상 등 제도 개선 효과 주목
가입 문턱 추가 완화 필요하다는 의견도

집은 있지만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 부족한 고령층이 늘면서 주택연금 이용 규모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기존 가입자에게 지급된 월 지급금과 개별인출금에 보증료와 이자 등이 누적되면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 보증잔액은 1년 새 2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연금 덩치 조용히 커졌다…1년 새 보증잔액 2.1조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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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담보노후연금보증계정 개인보증잔액은 지난해 3월 말 12조4907억9800만원에서 올해 3월 말 14조5961억5000만원으로 증가했다. 1년 동안 2조1053억5200만원, 16.9% 늘어난 규모다.

주택연금 보증잔액은 가입자가 지금까지 받은 월 지급금과 개별인출금에 현금으로 납부하지 않고 대출잔액에 누적한 보증료와 이자 등을 합한 금액이다. 보증잔액 증가는 신규 가입자 유입뿐 아니라 기존 가입자에 대한 연금 지급과 이자·보증료 누적이 함께 반영된 결과다. 주금공이 보증하는 주택연금 규모가 그만큼 확대됐다는 의미다.


주택연금은 집을 소유한 고령자가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해당 주택에 계속 거주하면서 매달 일정 금액을 받는 역모기지 상품이다. 부부 중 한 명이 55세 이상이고 부부가 보유한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가 12억원 이하면 가입할 수 있다. 가입자는 집의 소유권을 유지한 채 계속 거주할 수 있으며, 부부 중 한 명이 먼저 사망하더라도 배우자가 연금을 이어받을 수 있다.

주택연금 이용이 확대되는 배경에는 집은 보유하고 있지만 생활비로 쓸 현금이 부족한 고령층이 늘어난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60세 이상 자가 보유 가구 가운데 약 20%는 자산 대부분이 주택에 묶인 채 소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전체 자산의 70% 이상을 주택으로 보유하고 있었으며, 월소득도 하위 50% 기준인 305만원 이하에 머물렀다.


주택연금 월 지급금 인상 효과 이어질까

주금공은 정부의 상품성 개선이 향후 주택연금 이용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1일 이후 신규 신청자부터 주택연금 월 지급금을 평균 3.13% 인상했다. 평균 가입자인 72세, 주택가격 4억원 가입자를 기준으로 월 지급금은 기존 129만7000원에서 133만8000원으로 4만1000원 늘었다.


가입 초기에 부담하는 보증료율도 주택가격의 1.5%에서 1.0%로 낮아졌다. 주택가격이 4억원인 경우 초기보증료는 6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줄어든다. 지난 6월부터는 질병 치료, 자녀 봉양, 노인주거복지시설 입주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담보주택에 실거주하지 않더라도 가입할 수 있도록 예외 범위도 확대됐다.


제도 개선 이후 신규 가입자는 3~4월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1월 939명, 2월 780명이던 신규 가입자는 월 지급금 인상이 적용된 3월 1287명으로 증가했고, 4월에는 2322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이러한 증가세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지난 5월 신규 가입자는 1648명으로 4월보다 크게 줄었다. 월 지급금 인상을 기다리던 대기 수요가 3~4월에 집중된 데다 수도권 집값 상승 기대가 커지면서 주택을 담보로 묶는 데 대한 부담이 다시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025년 말 기준 약 2%인 주택연금 가입률을 2030년까지 3%로 높일 계획이다. 누적 가입 가구는 약 15만가구지만, 고령층 자산의 부동산 편중과 노인 빈곤 수준을 고려하면 추가 확대 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가입 기반을 넓히려면 현재 공시가격 12억원인 주택가격 상한을 높이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기준으로는 주택가격이 높은 서울 지역의 고령층 상당수가 가입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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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주택 가입자에게는 연금 산정가격에 별도의 상한을 두는 방식으로 재정 부담을 관리하고, 재산세와 등록면허세 등 세제 지원도 현실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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