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확산 안전 조항 모두 빠져
국제유가 4거래일 연속 상승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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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와 민간 원자력 협정을 체결하면서 앞으로 사우디는 30년간 우라늄 농축 등 핵 개발에 나설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이스라엘에 이어 사우디까지 핵 개발이 가능해지면서 중동지역 내 핵 확산 우려가 커졌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4거래일 연속 급등했다.


미 에너지부는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양국간 평화적 원자력협정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의는 미 정부가 원전 기술 등을 수출할 때 기반이 되는 미국 원자력법 제123조에 의거한다는 의미에서 '123협정(123Agreement)'으로 불리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기업들은 이번 협정으로 앞으로 30년간 사우디의 원자력발전 인프라 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물질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미국 원전기업인 웨스팅하우스는 사우디에 원전시설을 독점 공급한다.


특히 협정서에는 사우디 내 우라늄 농축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실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협정으로 사우디는 원전용 저농축 우라늄을 자체 농축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타당한지 여부를 2년간 미국과 공동조사한다. 이후 타당성이 확인되면 미국 기업이 사우디에 농축시설을 건설하고 우라늄을 농축한다. 미국이 타국과 체결한 민간 핵협정 중 자국 내 농축을 허용하는 조항이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협정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규정한 우라늄 농축 상한설정과 농축 재처리를 제한하는 '골드 스탠더드(Gold Standard)' 조항도 빠졌다. IAEA가 미신고 된 핵시설을 불시 사찰할 수 있는 권한을 담은 추가의정서 역시 들어가지 않았다.

핵 비확산을 위한 안전장치로 불리는 조항들이 대거 빠지면서 일각에서는 사우디가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2018년과 2023년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사우디도 가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핵개발에 나설 경우 다른 중동 국가들도 연쇄적으로 핵 개발에 나서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핵확산 방지 싱크탱크인 비확산정책교육센터(NPEC)의 헨리 스콜스키 소장은 WSJ에 "사우디가 가려는 핵개발의 길은 아랍에미리트(UAE)와 튀르키예, 이집트도 가려할 것"이라며 "이것이 좋게 끝날 것이란 생각은 망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은 이날도 이란을 공습했다. 이란은 예멘 내 친이란 성향의 후티반군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봉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날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후티반군은 홍해 일대에서 유조선 2척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도 이날 홍해에서 유조선 1척이 발사체에 맞아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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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를 통해 "우리가 석유를 판매하지 못하는 지역에서는 그 누구도 석유를 팔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의 안보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그 어떠한 기반 시설(인프라)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미국이 이란 지하핵시설로 추정되는 '곡괭이산(Pickaxe Mountain)'을 타격할 것이란 우려에 급등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는 또다시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은 전날보다 2.95% 상승한 배럴당 86.83달러,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은 전장대비 3.36% 오른 배럴당 94.07달러를 기록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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