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왕실 보석 전시 없이 재개방
남은 보석은 보안 강화된 별도 공간으로

약 1500억원 상당의 프랑스 왕실 보석이 도난당한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아폴론 갤러리가 9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다만 화려한 보석이 놓여 있던 진열장은 모두 철거돼 관람객들은 갤러리의 건축물과 천장화만 볼 수 있게 됐다.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아폴론 갤러리가 재개방된 가운데 관람객들이 루브르 피라미드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다. A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아폴론 갤러리가 재개방된 가운데 관람객들이 루브르 피라미드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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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루브르 박물관은 이날 아폴론 갤러리를 일반 관람객에게 재개방했다. 지난해 10월19일 대낮에 발생한 왕실 보석 도난 사건으로 갤러리가 폐쇄된 지 약 9개월 만이다.


아폴론 갤러리는 프랑스 왕실의 보석과 귀중품을 전시해 온 공간이다. 그러나 재개방된 갤러리에서는 보석 진열장과 전시품을 찾아볼 수 없다. 도난당하지 않고 남은 보석들은 보안 시설이 강화된 박물관 내 다른 공간으로 옮겨 전시될 예정이다.

크리스토프 르리보 루브르 박물관장은 아폴론 갤러리를 보석 전시장 대신 17세기 국가 의전 공간이라는 본래 성격을 살린 공간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아폴론 갤러리는 1661년 화재로 소실된 기존 건물을 대신해 루이 14세의 지시로 조성됐다. 태양을 상징으로 삼았던 루이 14세에 맞춰 태양과 예술의 신 아폴론을 주제로 꾸며졌으며, 이후 베르사유궁전 '거울의 방' 설계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대낮에 사다리차 타고 침입…7분 만에 보석 8점 훔쳐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아폴론 갤러리가 재개방된 가운데 관람객들이 지난해 도난 사건으로 파손됐던 창문을 촬영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아폴론 갤러리가 재개방된 가운데 관람객들이 지난해 도난 사건으로 파손됐던 창문을 촬영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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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10월 발생한 도난 사건 당시 일당은 박물관 개관 직후 외부 화물용 리프트를 이용해 갤러리 2층 창문으로 침입했다. 이들은 전동 절단기로 창문과 진열장을 부순 뒤 불과 7분 만에 왕실 보석 8점을 챙겨 스쿠터를 타고 달아났다.

도난당한 보석은 나폴레옹 1세의 두 번째 부인 마리 루이즈 황후가 소유했던 에메랄드 목걸이와 귀걸이, 외제니 황후의 티아라와 브로치 등이다. 보석의 가치는 총 8800만유로(약 1500억원)로 추산됐다.


범인들이 도주 과정에서 떨어뜨린 외제니 황후의 왕관은 박물관 밖에서 파손된 채 발견됐다. 왕관은 현재 복원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나머지 보석 8점은 아직 회수되지 않았다.


프랑스 수사 당국은 사건과 관련해 용의자 4명을 기소했지만, 범행을 지시한 배후와 도난당한 보석의 행방은 여전히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보안 허점 드러난 루브르…CCTV·침입 방지 시설 보강

이번 사건은 세계 최대 규모 박물관 중 하나인 루브르의 허술한 보안 실태를 드러냈다는 비판을 불러왔다. 당시 외부 침입을 감시할 폐쇄회로(CC)TV가 충분히 설치되지 않은 데다 경보 전달과 대응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루브르 박물관은 사건 이후 감시 카메라와 침입 방지 장비를 추가하는 등 보안 시설을 대폭 강화했다. 로랑스 데카르 전 관장은 도난 사건과 시설 관리 부실 등에 대한 책임론이 이어지자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지난 2월 르리보 관장이 후임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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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린 페가르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이번 재개방에 대해 "전 세계에 충격을 준 사건 이후 다시 일어서는 상징적인 순간"이라는 취지로 평가했다.


박은서 인턴기자 rloseo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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