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를 주재한다. 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공급(국토교통부), 금융(금융위원회), 세제(재정경제부) 세 분야로 나눠 릴레이 경청 토론회를 열었다. 사흘간 이어진 토론에서는 공급 확대를 위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부터 주택 가액·실거주 중심 보유세 개편까지 다양한 쟁점들이 쏟아져 나왔다. 대통령이 종합 토론회에서 마주하게 될 쟁점들을 분야별로 정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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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늘린다면서 자금줄 막아…정책이 앞뒤 안 맞아"

공급 토론회에서는 수요 억제용 금융 규제가 오히려 공급을 막고 있다는 현장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 강경훈 진경건설 대표는 "주택매매업자와 임대사업자의 담보인정비율(LTV)이 0%로 제한됐는데 신축 공급을 담당하는 주택신축판매업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며 "주택을 사들여 보유하려는 사업자와 철거한 뒤 새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자를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시민들은 대출규제로 이주비 조달이 어려워진 데 따른 사업상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명희 신길2구역 도심복합사업 위원장은 재개발·재건축 이주비 대출을 두고 "이주비 대출은 투기가 아니라 이주를 위해 기존 자산을 담보로 받는 생계형 대출"이라며 "도심복합사업을 신속 공급 수단이라고 하면서 정작 사업이 굴러가는 데 꼭 필요한 자금줄을 막은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 경청 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국토교통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 경청 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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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장기·저리 자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용진 대한토지신탁 리츠1본부장은 "임대주택은 준공 뒤 10년 넘게 운영해야 하는데 국내에는 장기 고정금리로 대출해 주는 은행이 단 한 곳도 없다"며 "미국의 30년 고정금리 MBS처럼 장기·저리 자금 공급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공급자 중심의 규제 완화 요구에 대해 "토론회가 사업자들의 민원의 장으로 전락했다"며 "이 자리에 세입자 목소리가 얼마나 있는지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청년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을 지적한 최하은 민달팽이유니온 활동가는 "청년의 82.6%가 세입자"라며 세입자 보호를 중심에 둔 공급 정책을 요구했다.

"재건축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두고 갑론을박…청년 실수요 지원 의견도 갈려"

주택금융을 주제로 한 두 번째 대국민 토론회에서는 청년층 지원·전세대출·이주비 대출 등 주요 쟁점을 둘러싸고 팽팽한 찬반 토론이 벌어졌다. 우선 이주비 대출 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백두진 서울시 부동산금융분석팀장은 "서울시가 올해 이주를 앞둔 지역들을 조사한 결과 이주비 대출 문제로 이주가 원활하지 않은 문제가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남 등은 대형 건설사가 추가 이주비를 다해주기 때문에 이주비 대출 풀어달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다"면서 "(추가 이주비 마련으로) 건설사가 다른 사업성 안 좋은 소규모 지역에는 투자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주비 규제 완화가 정부의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 원칙에 어긋나는 사안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최 소장은 "재개발·재건축 조합원의 이주비를 안 해주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들은 현재 6억원보다 더 해달라는 것 아니냐"라면서 "이주비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 고가주택이 밀집한 서울 재개발·재건축이 잘돼 가는 일정 지역에만 혜택이 집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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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지원에 관해서는 실수요자 지원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대열 대한주택건설협회 정책본부장은 "미래 주역인 청년층의 주거사다리를 어떻게 마련할지 중요한 관점"이라며 특히 "정부 지원이 없다면 개인의 상환능력보다 부모의 자산지원에 따라 주택구입 가능 여부가 달라져 청년층 내부 간 격차가 확대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원 방식이 대출 규제 완화여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을 위해 대출규제를 완화한다지만 의도와 반대로 청년이 사야 할 집값만 올리고, 이득은 매도자·개발업자만 챙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청년특별공급이나 청년공공임대 확대 등 공급정책과 재정정책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대출뿐 아니라 가족 간 대여금과 직장 대출 등 사적 금융까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영수 SK증권 상무는 "가족 간 대여금과 직장 대출 등 사적금융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대출총량규제로는 이를 막기 어렵다"며 "자금조달계획서에 있는 가족 간 대여금 등을 DSR 심사에 모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문성 라이프자산운용 이사도 "주담대에만 부담금이나 규제를 적용하면 부모나 직장 차입으로 부담금을 회피할 수 있다"며 "DSR을 산정할 때 주담대뿐 아니라 신용대출과 그림자금융까지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 참석,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 참석,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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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수보다 가액…보유보다 실거주"

세제 토론회에서는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몇 채를 보유했는가'에서 '얼마짜리 주택을 보유했는가'로, '얼마나 오래 보유했는가'에서 '얼마나 오래 실제 거주했는가'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공시가격 10억원 한 채를 보유한 사람과 두 채를 합쳐 공시가격 10억원인 사람의 세금이 2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주택가액으로 종부세를 부과하는 게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오종현 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구본부장도 "주택 수보다 가액을 기준으로 하는 게 형평성에 맞다"며 "실거주 목적의 주택과 투자 목적의 주택을 명확히 구별해 실거주 요건이 있는 쪽의 세 부담은 낮추고 비거주는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은 주택 수가 아닌 합산 가액 기준에 찬성하면서도 "종부세만 강화하는 방식은 징벌적 과세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보유세 체계 전반의 개편을 주장했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같은 방향의 개편 주장이 나왔다. 심충진 건국대 교수는 "보유만 해도 40%를 해주는 공제가 투기적 주택 수요를 촉진하는 부작용이 있었다"며 "보유기간 공제는 폐지하고 실거주 중심 장특공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본부장은 "양도세는 거래세라기보다 자본이득세인 만큼 자본이득 과세 원칙에 따라야 한다"며 "1가구 1주택 실거주자는 거주 이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양도세 부담을 없게 하되, 실거주가 아닌 투자자산의 양도소득은 원칙에 맞게 과세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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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함 랩장은 보유세 강화에 따른 시장 경직을 우려했다. 그는 "보유세를 높인다면 조정지역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율을 일부 낮추는 식으로 거래세는 낮춰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세종=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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