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속 등장한 '집주인 대출' 매물
"매수·매도인 선택일 뿐…문제 없어"
"대출 규제와 엇박자…무이자는 이례적"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아파트 매매로 등장한 이른바 '셀러 파이낸싱'을 두고 대출 규제의 우회로라는 우려와 합법적인 사적 거래라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매수자가 집값 일부를 나중에 내도록 매도인이 허용하는 거래라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금융권 대출 규제와 사적 금융간 형평성을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불법은 아닌데"…전문가들, 李대통령 근저당 거래에 대해선 "정책 형평성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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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출 규제가 강화된 고가 주택 시장에선 집주인이 매매 대금 일부를 유예해 주는 우회 거래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강남자곡아이파크 전용 59㎡ 매물에는 호가 20억원과 함께 '집주인 대출 6억원'이라는 안내가 붙었다. 경기 수원시 광교중흥에스클래스 전용 129㎡, 호가 27억5000만원짜리 매물에도 '매도인 대출 가능'이라고 적혀 있다.


이런 거래를 '셀러 파이낸싱'이라고 부른다. 매도인은 해당 주택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받지 못한 돈을 담보하고, 매수자는 은행 대출이 막혔을 때 부족한 자금을 마련한다.

이 대통령 역시 분당 아파트를 29억원에 매각하며 17억7700만원의 근저당을 설정하고, 10월 잔금일까지 이를 무이자로 유예했다.


부동산 전문가 A씨는 이와 관련해 "대통령만 할 수 있는 거래가 아니라 계약 당사자끼리 합의하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며 "탈세나 허위 거래가 아니라면 제3자가 문제 삼을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강남자곡아이파크 전용면적 59㎡ 매물에 '집주인 대출 6억원'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매도인이 매수자에게 매매대금 일부를 빌려주는 '셀러 파이낸싱' 매물로, 호가는 20억원이다.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화면캡처

서울 강남구 강남자곡아이파크 전용면적 59㎡ 매물에 '집주인 대출 6억원'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매도인이 매수자에게 매매대금 일부를 빌려주는 '셀러 파이낸싱' 매물로, 호가는 20억원이다.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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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해당 거래가 불법은 아니라면서도 대출 규제 정책과 엇박자를 낸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B씨는 "정부가 은행을 통한 레버리지는 강하게 막고 있는데, 정작 정책 당사자가 매도인 금융을 통해 사적 레버리지를 제공한 모양이 됐다"며 "실수요자들의 정서와는 괴리가 크다"고 했다. 또 다른 전문가 C씨도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는 국정 기조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동산 대토론회를 계기로 대출 규제와 사적 금융 간 형평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부동산 전문가 D씨는 "대출을 조여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 정책의 효과를 반감시켰다는 점에서 정무적인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특히 무이자 거래에 대한 세법상 기준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문가 D씨는 이와 관련해 "타인 간 거래라도 무이자 대여로 얻은 이익이 연간 1000만원을 넘으면 증여로 보는 것이 원칙이지만 거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면 과세하지 않는다"면서 "행위 자체를 위법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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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대치동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20년 넘게 중개업을 하면서 이런 식의 거래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며 "거액의 잔금을 치르지 않는 상태에서 이자조차 안 받는 건 이상한 일"이라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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