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오피스 1위, 개봉 일주일만에 관객 240만 돌파
영화 성공·지역 경제 활성화 '기분 좋은 동행' 기대

나홍진 감독의 SF 액션 스릴러 영화 '호프(HOPE)'가 개봉 일주일 만에 관객 24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극장가가 연일 관객들로 붐비는 가운데, 스크린 밖에서 또 다른 열기로 뜨거운 현장이 있다. 지난 8개월간 이 영화의 주무대였던 전남 해남군 북평면 남창리다.


영화가 흥행할수록 남창리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해남군이 총사업비를 투입해 추진 중인 '북평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에 속도가 붙었기 때문이다.

낡은 건물과 예스런 분위기가 살아있는 남창리 거리. 기존 건축물의 세월이 담긴 거리 전체가 몰입형 관광지로 재탄생하고 있다. 이준경 기자

낡은 건물과 예스런 분위기가 살아있는 남창리 거리. 기존 건축물의 세월이 담긴 거리 전체가 몰입형 관광지로 재탄생하고 있다. 이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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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거리" 안내판이 맞이하는 현장

22일 오전 해남군 북평면 남창리. 국도 13호선을 따라 남창리에 진입하자 가장 먼저 '호프, 영화의 거리'라고 적힌 안내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도로 바닥에는 영화 속 외계인 발자국을 본뜬 입체 인지패턴이 길게 이어져 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스크린 속 공간으로 끌려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구시가지로 들어서자 촬영 당시 쓰였던 세트장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마을 터미널 내부에는 영화 속 파출소 모습이 그대로 보존돼 있고, 슈퍼마켓 벽면에는 레트로풍의 '장의사' 간판이 걸려 있다. 평일임에도 현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연신 인증샷을 남기느라 여념이 없었다.


물론 아직 완성형은 아니다. 곳곳에서 기반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라 정비는 이제 막 첫발을 뗀 모양새다.

해남군 북평면 남창리 입구에 설치된 ‘호프, 영화의 거리’ 안내 표지판. 마을로 진입하는 순간부터 관람객들을 영화 속 한 장면으로 안내한다. 이준경 기자

해남군 북평면 남창리 입구에 설치된 ‘호프, 영화의 거리’ 안내 표지판. 마을로 진입하는 순간부터 관람객들을 영화 속 한 장면으로 안내한다. 이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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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남창리만의 고유한 무기는 명확하다. 마을 자체가 1980년대 감성을 간직한 예스러운 건물들로 가득하다. 굳이 대형 세트장을 새로 짓지 않더라도, 기존 건축물에 벽화 포토존과 효율적인 동선 연출만 더해지면 거리 전체가 거대한 영화 세트장으로 탈바꿈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영화가 개봉하면서 확실히 마을을 찾는 방문객이 늘었다"며 "체험존과 간판거리 정비가 마무리되고 세트장 분위기가 정돈되면 오랫동안 머물다 가는 관광객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접근성·체류형 콘텐츠·상권 결합' 3단계로 완성되는 문화의 거리

접근성 강화부터 체험존 구축, 상권 결합까지 3단계로 추진되는 ‘북평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 현장. 완공 시기에 맞춰 기반 정비 작업이 한창이다. 이준경 기자

접근성 강화부터 체험존 구축, 상권 결합까지 3단계로 추진되는 ‘북평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 현장. 완공 시기에 맞춰 기반 정비 작업이 한창이다. 이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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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군이 추진하는 '북평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은 총 10단계에 달하는 세부 과제를 체계적인 3단계 추진 전략으로 묶어 집행하고 있다. 단순히 거리를 정비하는 수준을 넘어 방문객의 이동 동선과 체류 목적을 다각도로 고려한 입체적 사업 구조다.


사업의 첫 단추인 1단계 기반 정비과정은 방문객의 접근성과 직관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마을 진입부의 안내사인 설치와 주요 교차로 정비, 도로 바닥을 따라 새겨진 외계인 발자국 인지패턴 구축이 대표적이다.


마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영화 속 공간에 진입한 듯한 강한 몰입감을 선사하며, 방문객들이 길을 헤매지 않고 자연스럽게 구시가지 내부로 유입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영화 촬영 당시 경찰차량과 레트로풍 장의사 간판. 현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인증샷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고 있다. 이준경 기자

영화 촬영 당시 경찰차량과 레트로풍 장의사 간판. 현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인증샷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고 있다. 이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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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문화 확충 작업은 방문객을 마을에 머물게 할 시각적·문화적 볼거리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영화를 상징하는 다양한 게이트와 테마 포토존, 스크린 속 장면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영화틀 레이아웃 등이 마을 곳곳에 정교하게 들어선다.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거리마다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며 체류 시간을 자연스럽게 늘릴 수 있도록 구상 중이다.


사업의 완성 단계인 3단계 상권 결합은 관람객의 발길을 지역 경제 활성화로 연결하는 핵심 고리다. 1980년대 감성을 담은 레트로 간판거리 정비를 비롯해 몰입형 시네마 체험존 구축, 해월로 포토존 완공 등이 이 단계에서 마무리된다.


영화적 체험을 즐긴 관광객들이 인근 카페, 음식점, 지역 특산물 매장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동선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해남군 관계자는 "영화 개봉 효과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 완공 시기를 차질 없이 맞추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남창만의 독창적인 분위기를 시각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화 ‘호프’ 개봉 이후 남창리를 찾는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정비 사업이 완료되면 체류형 관광객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지역 상인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준경 기자

영화 ‘호프’ 개봉 이후 남창리를 찾는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정비 사업이 완료되면 체류형 관광객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지역 상인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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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현장의 목소리

2025~2026년에 걸쳐 단계별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단순한 환경 개선을 넘어 영화의 상업화(Commercialization)와 지역의 브랜드화(Branding)를 동시에 달성하는 프로젝트다. 선순환 모델이 제대로 작동할 경우, 재방문율 상승과 소상공인의 실질적인 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지역민들의 기대는 크지만, 현실적인 과제도 명확하다. 완벽한 세트 조성이 완료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기존 레트로 마을의 분위기를 활용한 포토존 설치나 동선 연출 등 "직관적이고 속도감 있는 세부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화 촬영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된 파출소 세트장에 오래된 전화기와 타자기, 의자 등이 놓여있다. 이준경 기자

영화 촬영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된 파출소 세트장에 오래된 전화기와 타자기, 의자 등이 놓여있다. 이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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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흥행이라는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말처럼, 해남군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차별화된 세트 연출과 신속한 인프라 보완에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는 게 지역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민관이 합심해 세트 분위기 완비에 박차를 가한다면, "명실상부한 남도 대표 K-콘텐츠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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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햇살이 내리쬐는 남창리 현장에는 희망과 기대가 공존하고 있었다. 영화 '호프'의 흥행이 만들어낸 거센 물결 속에서, 적극적인 소통과 보완을 통해 열매를 맺을 해남 북평면 남창리의 내일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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