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진정성 있는 삶에 주목
수녀 진행 팟캐스트도 화제
"타인의 시선보다 내면에 집중
최근 해외 젊은 층 사이에서 수도원을 찾거나 수녀들이 진행하는 팟캐스트를 즐겨 듣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는 종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기보다는 진정성 있고 차분한 삶의 태도를 동경하는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조류 이어 수녀까지…달라진 Z세대 관심사
최근 허프포스트 영국(UK)은 '수녀 서머(Nun Girl Summer)' 트렌드를 조명하며 수도원 체험과 수녀들이 진행하는 팟캐스트가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요즘 Z세대 사이에서 젊은 세대다운 유행도 있지만, 조류 관찰(버드와칭) 열풍이나 수녀에 대한 관심처럼 의외의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며 "과거 '핫걸 서머(Hot Girl Summer)'가 여름을 대표하는 트렌드였다면, 올해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수녀 서머'가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트렌드는 미국 래퍼 메건 디 스탤리언의 노래 '핫걸 서머'에서 이름을 따왔으나, 추구하는 방향은 다르다. '핫걸 서머'가 여름을 자신감 있고 자유분방하게 즐기자는 의미였다면, '수녀 서머'는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며 여름을 보내자는 태도를 담고 있다. 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피로감에서 벗어나 보다 단순한 삶을 추구하려는 분위기가 반영된 현상으로 보인다.
꾸밈없는 대화에 공감…수녀 팟캐스트도 인기
이 같은 흐름에 힘입어 수녀들이 진행하는 팟캐스트도 젊은 층에 인기다. 미국 가톨릭 수도회 소속 수녀들이 운영하는 팟캐스트 '도미니칸 시스터스 오픈 마이크(Dominican Sisters Open Mic)'는 올해 초 틱톡을 통해 영상이 확산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44세의 미리엄 홀츠만(Miriam Holzman) 수녀가 진행을 맡은 이 팟캐스트는 다른 수녀들과 함께 삶과 교육, 신앙을 갖게 된 계기 등을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바이럴이 된 한 영상에서 미리엄 수녀가 다른 수녀에게 취미를 묻자, 그는 "취미는 없다. 취미는 제게 일처럼 느껴진다. 그냥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이야기하는 게 좋다"고 답했다. 이 답변은 '취미를 가져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난 솔직한 고백으로 받아들여지며 많은 공감을 얻었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팟캐스트의 인기도 빠르게 높아졌다. 스포티파이 자료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의 청취자는 지난 2월부터 6월 말까지 3500% 이상 증가했다. 청취자의 84%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SNS 피로에 지친 Z세대, '있는 그대로의 삶' 추구
수녀이자 신학자인 제마 시몬즈(Gemma Simmonds)는 젊은층이 수녀들의 삶에 관심을 갖는 배경으로 "끝없는 선택과 포모(Fear of Missing Out·놓칠까 두려워하는 심리)에 지친 젊은 세대의 피로감"을 꼽았다. 그는 "기도, 일, 공동체라는 규칙적인 생활 리듬과 소비를 중심으로 하지 않는 삶이 오히려 제약이 아니라 해방감을 준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며 "이는 타인의 시선과 끊임없는 자기계발 압박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젊은 세대의 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수녀들의 진정성 있는 삶의 태도 역시 젊은층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몬즈는 "수녀들은 카메라 앞에서 자신을 꾸며 보일 필요가 없다. 우리는 이미 '놀랍고 아름답게 창조된 존재'라고 믿기 때문"이라며 "그렇게 믿는다면 외모나 목소리, 혹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한 인정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6억 8천만 원 보너스 자랑하고 싶어서…" SNS에 ...
시몬즈는 '수녀 서머'를 실천하는 방법으로 네 가지를 제안했다. ▲현재의 삶에 충분히 집중할 것 ▲ 하루 한 시간 정도는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와 거리를 둘 것 ▲기분에 휘둘리지 않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할 것 ▲오래 지속될 진정성 있는 인간관계를 만들어 갈 것 등이다. 특히 시몬즈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만 생각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감사히 여길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