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사면 밥을 준다, 초밥부터 초콜릿까지…일본의 기상천외한 주주우대 혜택[맛있는 이야기]
주식 투자하면 식사권, 쿠폰 등 제공
日 소액 주주 충성심 높이는 효과
19세기 철도 기업 탑승권에서 유래
'쿠라스시'의 공짜 초밥, '카키야스' 본점 규동 도시락, '정영식품공업'의 두툼한 초콜릿 봉투. 모두 일본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에서 제공하는 주주우대 혜택이다. 주주우대 제도는 일본 증시의 독특한 제도로, 주주에게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주주우대 제도가 발달한 일본에선 우대 제도만으로 의식주를 해결하는 자산가도 나타날 정도다.
주식 투자했더니 식사권, 과자가 따라오네
일본의 상장 기업들은 주주우대 제도를 운영한다. 일본 증시는 모든 매매 단위가 '100주'로 통일된 탓에 소액 주주를 끌어들이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 때문에 상장 기업들은 100주 이상 자사 종목에 투자한 주주들에게 상품권, 쿠폰 등 현물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수많은 식품 기업이 포진한 일본 증시인 만큼, 주주 우대 제도로 누릴 수 있는 현물도 여러 가지다. 항공권, 여행권은 물론 식사 할인 쿠폰을 받을 수도 있으며, 쿠키·초콜릿·아이스크림 공짜 맥주 등 디저트와 주류도 제공된다.
주주 우대권만으로 생활하는 '공짜의 신'도
일본 주주우대 제도의 시작은 19세기 중반으로, 막 근대화가 한창이던 당시 일본 철도 기업들은 투자자들에게 우선 탑승권을 제공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런 관행이 지금의 주주우대 제도로 굳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는 매년 각 기업의 주주우대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주주우대 핸드북'이 발간된다. 이 잡지는 상장 기업의 매월 제공 상품 목록을 상세히 수록해 우대 혜택을 노리는 일본 개미들의 필수품이다.
주주우대 혜택만으로 생활비 없이 의식주를 해결하는 일명 '공짜의 신'도 있다. 바로 프로 장기기사 출신 투자자 키리타니 히로토씨(75)다. 6억엔(약 54억5000만원)의 주식 자산을 보유한 키리타니씨는 억만장자임에도 평소 현금을 거의 쓰지 않는 검소한 생활로 유명한데, 그 비결은 주주우대권이다.
약 1000개 이상 상장사에서 주주우대 혜택을 받는 그는 매년 기업들이 보내는 음식과 디저트류로 끼니를 해결한다. 한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우대권 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쓰지 않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자신의 인생철학을 공개하기도 했다.
지금도 日 개미들에 강력 지지받아
주주우대 제도는 지금도 일본 주주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초밥 체인점 쿠라스시는 2023년 일반 배당을 강화하기 위해 주주우대 제도를 폐지하려다 주주들의 강한 반발을 받고 도로 백지화한 바 있다.
주주들의 우대 기업을 향한 '충성심'도 높다. 글로벌 금융 기관 골드만삭스가 2022년부터 10차례의 일본 주가 급락 국면을 분석한 결과, 우대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의 주가 수익률은 일본 증시 주가지수인 토픽스(TOPIX)를 평균 3%포인트(P)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올해 주주우대 제도를 도입한 일본 상장사 수는 1682곳으로, 전체 상장사 중 도입 비율은 37.3%로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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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물 보상보다는 배당 제도가 발달한 한국에선 주주우대 제도가 희귀하지만, 일부 업체들이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일례로 국내 식품 기업 '오뚜기'는 공식 쇼핑몰 오뚜기몰의 20% 할인권을 주주우대권으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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