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육군, 해군, 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에 설립한다고 하자 해군사관학교가 있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민심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종욱 국회의원(창원시 진해구)은 진해지역 시·도의원들, 안보단체연합회와 함께 22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육·해·공 사관학교 졸속 통합과 해군사관학교 이전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지난 16일 육·해·공 사관학교를 통합해 대전 자운대에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창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라며 "공청회, 설명회 등 지역주민들과 단 한 차례의 의견 수렴도 없이 졸속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정책"이라며 "정부는 인구감소와 합동성 강화를 명문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사관학교 통합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병력이 줄어드는 시대일수록 정예 장교의 비중과 전문성을 더욱 높여야 하고, 합동성 역시 각 군의 정체성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할 때 비로소 강화될 수 있다"라며 "미국조차 육군, 해군, 공군 사관학교를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군 장교 양성을 위한 함정 실습과 항해 훈련, 해양 생존 훈련은 결코 바다를 떠나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면서 "세계 어느 해양강국이 해군사관학교를 바다 없는 내륙으로 이전한다는 말이냐"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 창원시 진해구 지역 시·도의원들, 안보단체연합회가 정부의 해군사관학교 이전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세령 기자]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 창원시 진해구 지역 시·도의원들, 안보단체연합회가 정부의 해군사관학교 이전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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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해군사관학교 이전은 단순히 교육기관 하나를 옮기거나 행정 효율성을 높이는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대한민국 장교 양성체계와 국가안보의 근간, 해군의 역사와 전통, 해군도시 진해의 정체성과 미래가 달린 중대한 국가적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특정 정당의 것이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과 국가안보와 관련된 것"이라며 "여야가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사관학교 이전 대신 개발계획 등 대체 사업을 제시할 것을 예상하며 강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정부가 10월쯤 사관학교 이전 세부 계획을 발표한다는데, 다른 것을 줄 테니 사관학교를 이전하자는 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진해 해군의 심장인 해군사관학교를 빼가고 다른 것과 바꿔주겠다는 방식은 안 된다. 해군사관학교는 진해에서 빼갈 수 없고, 우리는 해군사관학교를 내어줄 수 없다"고 했다.


진해지역 안보단체들도 해군사관학교 이전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조응대 진해안보단체연합회장은 "진해는 수병과 하사관, 부사관, 장교를 훈련시키는 대한민국 해군의 요람"이라며 "해군사관학교가 이전하면 해군 교육체계의 한 축이 무너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을 북원로터리에 세우며 지낸 추모제에서 시작된 군항제를 통해 매년 수백만명이 진해를 방문하며 해군과 해군사관학교를 자연스럽게 접한다"면서 "군항제와도 맞물려 있는 해군사관학교를 이전하는 건 해군의 요람이라는 상징성에 금이 갈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향후 해군사관학교 이전 철회를 위해 해군사관학교 총동창회, 해군 동기회, 해군 관련 단체와 안보단체 등과 연대한 대응 활동을 펼칠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경남도, 창원시, 지역 소상공인들과도 별도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이 의원은 "정권은 5년이지만 국가안보는 영원하다"라며 "해군의 미래와 국가안보는 정권의 임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백년을 내다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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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대한민국 해군의 역사와 전통, 국가안보의 근간, 군항도시 진해의 미래를 지켜내기 위해 졸속 통합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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