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우선주의·공급망 재편 등
경제안보 리스크
크로스보더 딜 난도 '껑충'
외국인투자 심사·수출통제 등
겹겹이 쌓인 글로벌 규제 로펌 방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릴레이가 이어지고 다국적 기업의 국내 투자가 교차하면서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법률 자문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자국 우선주의와 공급망 재편으로 경제안보 리스크가 부상하고, 글로벌 규제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크로스보더 딜은 단순한 국가 간 거래를 넘어 각국의 기업결합 심사, 외국인투자 심사, 수출통제, 라이선스 인가, 조세 규제 등이 동시에 얽힌 복합 프로젝트로 진화했다. 이 과정에서 로펌의 역할 역시 단순 자문을 뛰어넘어 글로벌 통상 규제 대응, 현지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구축, 분쟁 해결까지 포괄하는 '종합 컨트롤타워'로 확장하고 있다.

까다로운 해외 법망 뚫어라…K기업 우군 나선 로펌[Invest&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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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兆) 단위 초대형 크로스보더 딜에서 압도적인 트랙 레코드를 쌓으며 기준점 역할을 하는 곳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다. 기업인수·합병그룹의 한상진, 김범준, 이순열 외국변호사와 이영민(33기), 김태오(39기) 변호사 등이 핵심 진용을 구축하고 있다. 이 그룹은 국내법과 현지 규제 분석을 통한 거래 구조 결정부터 인허가 취득까지 주도하는 역할을 총괄한다. 고려아연의 미국 합작법인 설립, SK이노베이션과 포드의 미국 합작사 설립 등 굵직한 아웃바운드 딜은 물론 EQT파트너스의 더존비즈온 인수,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의 DIG에어가스 매각 등 최근 시장을 달군 초대형 인바운드 딜까지 휩쓸며 성과를 내고 있다.


태평양은 '크고 복잡하고 어려운 거래일수록 태평양이 선택된다'는 자부심을 글로벌 M&A·투자팀을 통해 입증하고 있다. 윤성조(26기) 기업법무그룹장을 필두로 김목홍(33기), 장호경(38기), 이범주(변시 3회) 변호사와 서정규, 황유진 외국변호사가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 태평양은 국가핵심기술, 금융규제 등이 얽힌 고난도 프로젝트에서 강력한 통합 자문 체계를 가동한다. 대한항공의 캐나다 2위 항공사 웨스트젯 지분 투자를 비롯해 KKR의 SK에코플랜트 환경 자회사 인수,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의민족 인수 등 시장의 이목이 쏠린 대형 인·아웃바운드 거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세종은 M&A그룹과 통상산업정책센터, 해외그룹, 글로벌비즈니스전략센터 간의 유기적인 '원펌 체계'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산업부 통상분쟁대응과장을 역임한 김세진 선임외국변호사가 경제안보 리스크 대응을 총괄하고, 길영민(33기), 원중재(34기) 변호사가 각각 동남아와 중국 현지 밀착형 거점을 이끈다. 여기에 M&A그룹의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는 정혜성(35기) 변호사와 김희영 외국변호사가 가세해 딜을 주도한다. 세종은 최근 조달 규모만 40조원에 달하는 SK하이닉스의 미국 ADR(미국 주식예탁증서) 상장 거래의 전 과정을 성공적으로 자문하며 역대급 실적을 추가했다.


광장은 150명 규모의 크로스보더 M&A팀을 앞세워 반도체, 배터리, 에너지 등 국가 핵심 산업 거래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뽐내고 있다. 강기욱 외국변호사와 구대훈(35기), 김성민(36기) 변호사, 유현기·김문섭 외국변호사 라인이 핵심이다. 공정거래, 통상, IP 등 분야별 전문가들과 통합 자문 체계를 갖추고 딜의 처음과 끝을 책임진다. 프랑스 에어리퀴드의 DIG에어가스 인수,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얼티엄셀즈 자산 양수 거래, LS MnM 컨소시엄의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투자 등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거래를 연이어 성사시켰다.

까다로운 해외 법망 뚫어라…K기업 우군 나선 로펌[Invest&Law] 원본보기 아이콘

율촌은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맞춰 글로벌통상센터와 대미투자TF를 출범시키며 기업 맞춤형 솔루션 제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산자부 장관 출신의 문승욱 고문을 영입해 산업 정책 전반의 대응력을 높였고, 유종권(36기), 이태혁·이형기·이명재 외국변호사, 위춘재(38기), 정상훈(32기), 최용환(36기) 변호사 등이 포진해 있다. 국내 보험사 해외 M&A 중 최대 규모였던 DB손해보험의 미국 포테그라 인수(2조4400억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6조원 규모 폴란드 방산 합작회사 설립 자문 등을 통해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화우는 35년간 국제법무를 이끌어온 전문가들을 전면에 배치해 안정적인 해외 진출과 '예방 법무'에 주력하고 있다. 세계한인법률가회(IAKL) 회장을 지낸 김권회(20기) 대표변호사와 이준우(30기) 국제법무팀장을 주축으로 조영선(26기), 김원형(31기), 김지욱(38기) 변호사 등 40명 이상의 전문가가 뭉쳤다. KC Tech의 미국 복수 자회사 설립 진출을 종합 자문하고, HL만도의 대규모 미국 출장자 관련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등 기업들이 겪는 실무적이고 촘촘한 현지 규제 쟁점을 해결하는 데 강점을 보인다.


지평은 국내 로펌 중 가장 많은 8개국 9개의 해외 사무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지역 밀착형 하이엔드 자문을 제공한다. 정철(31기) 국제그룹장을 필두로 김진희, 이승민, 노충욱, 오규창, 반기일 등 다수의 외국변호사가 아웃바운드, 인바운드, 국제분쟁을 세분화해 담당한다. 이마트24의 인도 진출을 이끌어내며 한국 편의점 업계 최초 기록을 썼고, GC(녹십자)의 베트남 헬스케어 합작법인 설립, 애경케미칼의 인도네시아 공장 인수 등에서 현지 지사가 직접 인허가와 규제 검토를 수행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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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로펌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대형 로펌 파트너 변호사는 "과거의 해외 진출 자문이 현지 법인 설립이나 단순 계약서 검토에 그쳤다면, 각국의 국가핵심기술 통제, 외국인투자심사(FDI), 촘촘한 조세 규제 등이 얽힌 복합 프로젝트로 변모해 자국 우선주의와 경제안보 규제라는 지뢰밭을 통과해야 하는 생존의 문제"라며 "단편적인 법리 해석을 넘어 기업의 공급망 재편부터 장기적인 사업 전략까지 밀착 방어하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로펌의 역량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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