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층 소방 대원 진입 못한 채 외부 방수
무선통신 제어망 상실로 로봇 이동 불가
리튬이온배터리 폭발로 대형 사고 우려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21일 소방 인력이 외부 고가차량 등을 이용해 진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21일 소방 인력이 외부 고가차량 등을 이용해 진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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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사고를 계기로 초대형 물류창고의 안전 관리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물류 자동화·무인화가 확산하면서 리튬이온배터리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물류 로봇이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22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 화재 발생 닷새째인 이날도 최초 불이 시작된 6층에는 여전히 소방대원이 진입하지 못한 채 외부 고가차량을 이용한 방수를 이어가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잔열과 농연 등 안전 문제로 6층 대원 진입은 하지 않았다"며 "진입 여부와 시점은 다방면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건물 한 층의 면적이 축구장 4배 규모에 달하고 3단 랙크식·메자닌(복층) 구조로 적재물이 밀집돼 있어 완전 진압까지는 장기화할 전망이다.

물류센터 대형화…"초동대응 중요"

최근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으로 배송 효율을 높이기 위한 초대형 물류센터가 늘어나고 있다. 쿠팡은 전국 30여개 도시에 100여개 이상의 대규모 풀필먼트센터를 거점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물류센터가 대형화하는 만큼 현장의 안전관리가 강화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소방청이 발간한 '2025년도 화재통계연감'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는 총 20건에 달한다. 이들 화재로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으며 재산피해액은 총 1조원에 달했다.

소방청은 2024년 대형 물류센터의 화재안전기준을 강화했지만, 전국 물류센터의 10곳 중 7곳은 기준이 강화되기 전에 지어져 새 기준을 적용받지 않고 있다.


특히 대규모 물류센터는 보관 물량이 많고 공간이 넓어 화재 발생 시 진화에 장시간이 걸리고 피해 규모가 크다.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지는 경우가 많아 연기와 열이 빠르게 번지는 등 위험성도 높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물류센터 화재는 초동대응이 가장 중요하다"며 "우선적으로 현장 인력이 신속하게 대응한다면 대형 화재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소방대원의 내부 진입이 가능한 건축적·설비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소방대도 물류창고 특성에 맞는 전술·진입 방법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쓰이는 '분류 로봇'. 분류로봇 로봇들이 운송장의 주소를 스캔한 후 지역별로 상품을 분류하는 작업에 쓰인다. 쿠팡 홈페이지

쿠팡 물류센터에서 쓰이는 '분류 로봇'. 분류로봇 로봇들이 운송장의 주소를 스캔한 후 지역별로 상품을 분류하는 작업에 쓰인다. 쿠팡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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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배터리 '물류 로봇' 위험성 부각

물류 로봇이 대량으로 있었던 4, 5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한편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소방 당국은 이번 인천 물류센터 화재 초기에 로봇을 이동시키고자 했으나 대형 로봇(1대당 약 300㎏)과 소형 로봇(약 50㎏)의 무선통신 제어망이 상실됐고 랙 구조상 지게차 운반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리튬이온배터리 화재는 겉불이 꺼져도 배터리 내부에서 열폭주가 계속 진행된다. 배터리 내부 반응이 멈추지 않으면 다시 불길이 치솟는 재발화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2024년 배터리 제조공장 화재로 24명이 숨진 '아리셀 참사'와 인천 청라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도 리튬배터리 폭발이 화근이었다.


특히 물류산업은 인건비 상승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근로자 근무환경 개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로봇이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다. 이동식 물류 로봇에 장착된 리튬이온배터리가 고열에 노출되면 폭발과 함께 유해 물질이 방출돼 중대재해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물류 현장의 자동화·무인화 흐름에 발맞춰 안전·관리 역량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이번 사고는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 배터리 화재가 하나의 위험 요소로 다가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그는 "제조현장에서 쓰이는 이동식 로봇에는 리튬이온배터리가 필수적으로 장착돼 있다"면서 "배터리 제조 공장뿐 아니라 사용 현장까지 촘촘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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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리튬이온배터리와 같은 고위험 물품은 별도의 방화구획에 보관하고 충전시설 역시 독립된 공간에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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