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30만원 훅 나가"…레스토랑 버리고 공원으로 발길 돌린 美Z세대
데이트 비용 부담에 가성비 데이트 확산
"레스토랑 대신 공원"…저비용 코스 인기
미국의 1회 데이트 비용이 평균 200달러(약 30만원)에 육박하면서 공원을 산책하거나 저렴한 커피를 마시는 '가성비 데이트'가 Z세대의 새로운 연애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데이트 비용 1년 새 12.5%↑…美 Z세대 달라진 데이트 풍경
금융기업 BMO 파이낸셜 그룹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의상 구매와 교통비, 식사 등을 포함한 미국 내 평균 데이트 비용은 189달러(약 28만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증가한 수준이다.
높아진 데이트 비용은 젊은 세대의 연애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같은 조사에서 Z세대의 50%,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1990년대 중반 출생)의 40%가 "데이트 비용이 재무 목표 달성에 방해가 된다"고 답했다.
지난달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 유가가 다소 진정되며 인플레이션 압력은 완화됐지만, 외식 물가는 최근 1년간 3.7% 오르는 등 데이트 비용 부담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실제 데이팅 앱에서는 비용 부담이 적은 데이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용자 절반이 Z세대인 데이팅 앱 '힌지'가 데이트 코스 추천 기능을 분석한 결과, 커피나 음료 마시기, 공원 산책, 보드게임, 별 보기 등 부담 없는 저비용 데이트 코스가 높은 인기를 끌었다.
뉴욕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윈스턴 줄스(26)는 "작년 여름에는 데이트를 하면 20달러짜리 칵테일이 있는 레스토랑을 찾았지만, 요즘은 공원을 걸으며 아이스크림을 먹는다"며 "재정적 안정을 위해 사교 모임 자체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데이트 비용 부담은 남성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BMO 조사에서 남성 응답자 4명 중 3명(75%)은 연애 초기 데이트 비용을 전액 부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데이트 초반 비용을 남성이 부담하는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韓 2030도 '가성비 데이트' 열풍…10명 중 7명 "데이트 비용 부담 늘어"
한편 한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높아진 데이트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젊은 층이 늘면서 적은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데이트를 찾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5월 소셜 데이팅앱 위피를 운영하는 엔라이즈가 2030 남녀 회원 14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데이트 비용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0%는 "최근 1~2년 사이 데이트 비용 부담이 늘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적정 데이트 비용과 실제 지출에는 차이가 있었다. 부담 없이 지출할 수 있다고 답한 금액은 '3만~5만원'이 가장 많았지만, 실제 1회 데이트 비용은 남녀 모두 '5만~10만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같은 부담은 데이트 방식 변화로 이어졌다. 데이트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렸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데이트 횟수를 줄였다'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외식이나 카페, 영화관을 찾는 대신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데이트를 택하는 사례도 늘었다.
다만 비용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은 여전했다. 가장 선호하는 데이트 유형으로는 여전히 '카페·맛집 데이트'가 꼽혔고, 데이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역시 '저렴한 가격'보다 '의미 있는 경험'이라는 응답이 훨씬 많았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잔뜩 물린 개미들 '번쩍'…"레버리지 청산 막바지...
비용을 줄이면서도 경험의 가치를 놓치지 않으려는 소비 방식이 새로운 연애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