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징역 30년에 "형 지나치게 무거워"
검찰 "피해자 고통 고려하면 형 가볍다"
온몸에 구더기가 퍼질 때까지 아내를 장기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전직 육군 부사관이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용석)는 21일 살인 혐의 사건 항소심 공판에서 30대 전직 부사관 김모씨가 무죄를 주장하는 항소 이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씨 측은 징역 30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며 "피해자가 치료를 미뤄달라고 했고, 이불을 덮고 있어 상태를 제대로 인식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이어 "평소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돌봐왔고 적극적으로 위해를 가한 것은 아니다"라며 "결과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있는 만큼 형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피해자가 극심한 고통을 겪은 점, 장기간 방치 행위의 비난 가능성이 큰 점, 김씨가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 형량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앞서 김씨는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으로 장기간 거동이 어려웠던 배우자 A씨를 적절히 치료하거나 보호하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A씨의 상태가 지난해 8월 하순부터 급격히 악화해 욕창과 괴사가 진행됐음에도 김씨가 필요한 의료 조치를 하지 않았고, 심정지 직전인 지난해 11월 17일에야 119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했다. A씨는 병원에 이송된 다음 날 패혈증으로 숨을 거뒀다.
김씨는 A씨의 상태를 묻는 가족들에게 "호전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며 방문을 막은 것으로 파악됐다. 육군 수사단은 지난해 12월 A씨를 중유기치사 혐의로 송치했으나, 군검찰은 김씨가 아내의 죽음을 예상했음에도 고의로 방치했다고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아내의 상태를 몰랐단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으나 1심 재판부는 그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의 외면과 무관심 속에 극도로 오염된 환경에 장기간 방치돼 비참한 모습으로 생을 마감해야 했다"며 "특별한 수고 없이 조금의 노력만 기울였더라도 피해자의 사망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잔뜩 물린 개미들 '번쩍'…"레버리지 청산 막바지...
한편 검찰은 이날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와 A씨의 어머니 등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재판부는 가능하면 내달 25일 이들의 증인신문을 진행하고 변론을 종결하겠단 계획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