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혜 삼정KPMG IPO지원센터장 인터뷰
증시 덩치 커졌지만 IPO 기업 수 줄어
"투자자 신뢰 회복은 긍정적"
홍콩·싱가포르 기업도 韓증시 '기웃'

"이제는 IPO(기업공개) 주관사가 (고객사의) 사업 본질과 미래 잠재력, 시장성을 해결해 줄 수 없으며 궁극적으로 경영자와 회사 경영진이 이를 고민해야 한다. 준비된 회사가 상장되면 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할 것이고 유니콘 기업처럼 확 성장하는 회사가 나올 수 있다. 그게 주식 시장에서 주주 보호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강인혜 삼정KPMG IPO지원센터장(부대표)은 최근 IPO 시장에 대해 중복상장 규제와 제도 개편으로 다소 침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기업이 IPO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주식시장이 좋은 만큼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강인혜 삼정KPMG IPO센터장이 13일 서울 강남구 삼정KPMG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강인혜 삼정KPMG IPO센터장이 13일 서울 강남구 삼정KPMG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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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문턱 높였지만 투자자 신뢰 회복 긍정적

강 부대표는 지난 6일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제정안에 대해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는 불확실성은 해소됐으나 사실상 중복상장 지양을 유도하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제정안은 이미 상장된 모회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비상장 자회사를 별도로 상장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게 골자다. 예외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는 "물적분할 자회사는 주주가치 훼손 문제로 리스크가 매우 커 사실상 상장이 어렵고 인적분할 자회사가 그나마 났지만, 주식 가치 희석 등 가치방어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가이드라인 제정이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갖춘 회사가 선별적으로 상장하면 주식시장이 내실 있게 변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초체력이 있는 회사들이 상장됐다는 자체가 어느 정도의 마지노선을 넘긴 회사라는 믿음이 시장에 퍼지게 만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IPO라는 문턱 자체가 높기 때문에 IPO에 성공한다면 주가 방어 등 유리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재무제표 등 제출 서류 형식만 준비하는 방식의 컴플라이언스(법규 준수)를 넘어서 경쟁 기업과 질적인 차이를 가진 회사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인혜 삼정KPMG IPO센터장이 13일 서울 강남구 삼정KPMG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강인혜 삼정KPMG IPO센터장이 13일 서울 강남구 삼정KPMG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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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시장 제도 개편 맞물리며 회복 지연…업종 간 희비 엇갈려

강 부대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IPO 제도 개편, 상장 유지 조건 강화, 중복상장 규제라는 삼중 규제가 중첩돼 IPO 시장이 침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 부대표에 따르면 상장 심사 청구 기업 수가 2024년부터 감소했으며 심사 완료(승인) 기업 수는 올해가 지난해보다 확연히 감소했다. 실제로 IR큐더스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사는 17개로, 지난해 상반기(38개)에 비해 55.3% 감소했다. 특례상장 기업 수도 10개로 지난해 17개보다 줄었다.

특히 그는 상장폐지 요건에서 매출액 기준을 강화한 게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강 부대표는 "기술특례 상장을 준비하는 회사들에 예전에는 최소 매출액 100억원은 돼야 가능하다고 안내했지만, 현재는 최소 200억원으로 말하고 있으며 일반 상장 회사들에도 300억원은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고 밝혔다. 이에 플랫폼·바이오 등 특정 분야의 기업들은 매출액 달성이 어려워 상장을 포기하는 추세라고 강 부대표는 말했다. 반대로 제조업 기반 중소기업은 대기업 2·3차 벤더가 많아 매출 확보가 수월해 IPO를 준비하는 수요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수요가 많은 만큼 AI기업과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도 마찬가지다. 강 부대표는 절대적인 매출 규모도 중요하지만 향후 기업의 매출 성장세가 IPO 준비에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장 이후 실적이 중요하기 때문에 매출 절댓값보다 상향 곡선 추이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때 유행했던 미국 IPO보다 국내 IPO가 현재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활황으로 미국 상장에 필요한 비용 대비 메리트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외국 기업의 한국 IPO 관련 문의도 늘었다. 그는 "미국 상장을 준비하다 한국 상장을 준비하는 것은 서류 준비 등 모든 면에서 수월하나 한국 상장에서 미국 상장으로 방향을 바꾸면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며 "최근 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소재 기업들이 한국 증시 상장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강인혜 삼정KPMG IPO센터장이 13일 서울 강남구 삼정KPMG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강인혜 삼정KPMG IPO센터장이 13일 서울 강남구 삼정KPMG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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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 IPO센터, 업종별 전문 파트너가 생애주기 전체 지원

삼정KPMG는 중소형 비상장기업의 질적 성장과 기업공개 과정을 지원하기 위한 전담 조직인 'IPO지원센터'를 지난해 신설했다. 강 부대표는 특히 비상장 기업들이 결산 능력이 부족해 상장 시 겪는 회계 문제 해결도 돕고 있다. 예를 들어 매입과 매출 증빙을 체계화하고 사내 회계직원 내재화,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 도입 등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고 상장을 위한 국제회계기준(IFRS) 전환 전 일반회계기준 재무제표를 선제적으로 정비하는 작업을 제언한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 상장을 앞둔 한 중소기업은 IPO센터를 통해 임의 감사를 받고 선제적으로 일반 회계기준 재무제표의 잘못된 점을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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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센터는 감사·딜·세무·컨설팅 4개 부문 전문가가 모인 만큼 IPO 준비 기업은 필요한 서비스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다. 또 10명의 업종별 전문 파트너가 멤버로 활동하며 다양한 고객사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술특례 상장 기업을 위해 외부 기술 심사 전문가와 함께 '찾아가는 간담회'도 제공한다. 강 부대표는 "IPO센터는 당장의 수익을 바라기보다 센터를 기업들이 공공재처럼 이용하길 바랐다"며 "간담회와 프라이빗 세션 등을 통해 회계에 대해 모르는 기업가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중소기업에 최대한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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