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 형사과장 "사건 병합 국수본이 막았다"
'3차례 병합 수사 요청에도 불허' 지침
케이블타이 영상 삭제 지시한 적 없어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 사건 수사 과정에서 '봐주기·부실 수사'를 지휘한 혐의를 받는 담당 경찰서 전 형사과장이 구속영장 심사에 출석해 혐의를 부인했다.
장윤기 사건에 대해 살인과 성범죄 사건을 분리 수사하도록 지시한 협의를 받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전 광산경찰서 형사과장 A 경정이 21일 광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 심사)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지법 최윤영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오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직무유기 혐의를 받는 광주경찰청 소속 A 경정(전 광산경찰서 형사과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법정에 들어선 A 경정은 부당한 지시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수사 과정에서 윗선이나 저에 의한 부당한 지시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 유가족분들께 죄송하다. 사건의 실체 규명에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부실 수사 논란으로 이어져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약 1시간 35분 동안 진행된 심사가 끝난 뒤 A 경정 측 법률 대리인은 취재진과 만나 핵심 혐의를 반박했다. 변호인 측은 "장윤기의 외국인 여성 스토킹·성폭행 사건과 이번 여고생 살인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려 했으나 국수본의 불허 지침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형사과장 입장에서는 성범죄 목적에 의한 살인인지 입증하기 위해 두 사건의 병합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해 5월 6일부터 10일 사이 광주경찰청 강력계를 통해 세 차례나 정식 병합 수사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며 "사건 처리 결과가 국수본 지휘에 따른 것임에도 책임을 떠안게 되어 굉장히 억울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핵심 물증인 '케이블타이' 촬영 현장 감식 영상 삭제를 지시했다는 혐의도 전면 부인했다. A 경정 측은 "지난 5월 14일 타 경찰서로 인사 발령이 난 뒤 한참 지난 7월 5일에야 영상 삭제 사실을 처음 접했다"며 "당시 내부 회의에서 영상을 무단 삭제한 강력팀장을 구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장 먼저 제출했을 만큼 영상 삭제를 사전 인지하거나 지시한 바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A 경정은 지난 5월 사건 당시 광산경찰서 형사과장으로서 장윤기에게 최소 무기징역에 처해지는 '강간 목적 살인' 대신 형량 하한선이 징역 5년인 '단순 살인'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성급히 송치하도록 지휘하고, 연결된 성범죄 사건을 타 부서로 분리 이관해 수사 책임을 방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A 경정 측의 '국수본 지휘설' 주장에 맞춰 수사의 칼끝은 경찰 최상부 기관인 국수본으로 향하고 있다. 장윤기 사건 수사 비위 의혹을 수사 중인 국수본 특별수사단과 광주지검은 이날 오전 국수본 관련 부서들에 대한 동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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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경정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영장 발부 결과에 따라 사건 축소·은폐를 둘러싼 경찰 수뇌부 향한 수사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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