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운용사 대표의 경고…당국, '레버리지' 심각성 인식해야
'ACE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를 운용하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20일 "누구도 변동성이 이렇게 커질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투자를 멈추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자신이 파는 상품을 사지 말라고 한 셈이다. 오죽했으면 이랬을까 싶다. '한국 상장지수펀드(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운용사 대표의 이례적인 고백을 개인투자자에 대한 충고로만 넘겨선 안 된다. 당국에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추가 대책을 촉구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본 예탁금 기준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이고 최소 매수 단위를 1좌에서 20좌로 확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는 "보완대책이 시행되면 그동안 지적됐던 문제와 부작용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자신했던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전망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보완대책이 나온 뒤 첫 거래일인 20일 거래대금은 여전히 12조원을 넘겼고,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 떨어져 간신히 6500선을 지켰다.
외신 반응도 차갑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레버리지 투자로 인해 주식 시장이 도박장으로 변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금융당국이 급격한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몇 가지 조치를 발표했지만 이는 변동성의 근본 원인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다. 국내 주식시장 육성을 통해 서민을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이재명 대통령의 집권당에 좋지 않은 소식"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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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0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비공개 당정협의회를 열었다. 보완 대책 이후에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관련 민원이 쏟아지고 원성이 식지 않자 여당 의원들은 "필요시 추가 대책을 강구해 달라"라고 요청했다. 이런 사태는 출시 초기부터 예견됐다. 상품에 대한 치밀한 검토나 투자자에 대한 충분한 교육 그리고 리스크에 대한 고지가 안 된 상태에서의 출시는 그 자체로 위험하다. 당국은 상장폐지를 포함한 모든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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