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캐나다산 다수 제품에 50% 추가관세…100년 전 법 활용
車·와인·유제품 등 200억달러 규모
USMCA 무관세 혜택 품목도 포함
1930년 제정 관세법 338조 동원
캐나다 총리 "미국과 무역협상 박차"
산업계 협상 촉구…보복관세 목소리도
24일 글로벌 관세 만료…韓도 불확실성 노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 30조원 규모의 광범위한 캐나다산 제품에 5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은 캐나다의 미국산 제품 차별에 대한 대응이라며 100년간 한 번도 활용하지 않았던 법 조항까지 근거로 들이밀었다. 브라질에 이어 캐나다까지 일주일 새 연달아 미국의 고강도 관세 공격을 맞으면서 한국 역시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캐나다의 미국산 제품 차별 대우를 이유로 캐나다산 자동차부터 와인과 위스키, 유제품류, 하키스틱·시멘트·꿀·다운재킷 등에 5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 3건에 서명했다.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던 품목도 포함된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대상 제품이 200억달러(약 29조5000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에너지와 수산물, 핵심 광물 등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라 이미 관세가 부과되는 제품은 제외된다. 새 관세는 30일 뒤 발효된다.
96년 만에 사상 처음 관세부과에 쓰인 338조
백악관은 관세를 부과하는 근거로 1930년 제정된 관세법 제338조를 들었다. 미국 상업을 차별하는 국가의 수입품에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으로,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이 조항이 관세 부과 근거로 적용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가 미국산 제품에 대한 캐나다의 차별적 대우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의 관세 부과와 미국산 제품 판매 중단으로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캐나다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고,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미국산 주류 수입은 81% 줄었다는 것이다. 미 정부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보복한 몇 안 되는 국가로 캐나다와 중국을 지목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거부로 자동 갱신되지 않은 USMCA의 후속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초 USMCA의 현행 갱신을 거부하고 최장 10년 동안 매년 협정을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관세 시행까지 30일의 유예기간을 둔 점도 협상용 압박이라는 해석에 힘을 싣는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에 따르면 캔디스 랭 캐나다 상공회의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조치에 우려를 표하며 "양측은 관세 발효까지 남은 30일을 활용해 공식 협상을 진전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캐나다 정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이번 추가 관세를 계기로 지난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심화된 미국·캐나다 간 갈등이 악화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미국의 관세가 시행될 경우 "캐나다 역시 같은 규모의 관세로 대응해야 한다(Canada should respond tariff for tariff, dollar for dollar)"고 보복 조치를 촉구했다.
글로벌 관세 유효시한 24일…전세계가 긴장
한국도 높아진 관세 불확실성에 직면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월 부과한 글로벌 관세 10%가 근거법인 무역법 제122조의 유효 시한이 오는 24일 만료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법 제301조를 비롯한 대안들을 총동원할 것으로 관측돼왔다. 301조는 행정부가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조사한 뒤 보복 관세 등 제재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이미 USTR은 301조를 근거로 60개 경제권에서 들어온 수입품에 10% 또는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2일 공표한 상태다. 한국은 일본·중국·호주 등과 더불어 12.5% 관세가 적용되는 46개 경제권 그룹에 포함됐다. 이 그룹은 강제노동 상품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의 도입 및 효과적 집행에 모두 실패했다고 미국이 판단한 국가들이다. 현재 USTR은 의견을 수렴하며 각국 정부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브라질은 미국이 301조를 활용한 관세 조치의 첫 타자가 됐다. 미국은 지난 15일 불공정 무역관행이 문제라며 22일부터 일부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정부는 이를 자국에 대한 '정치 탄압'으로 해석하고 하루 만인 16일 미국을 향한 '보복 관세'를 시사했다. 구체적인 품목과 관세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자국 소비자들의 물가 상승을 피하기 위해 수입품 대신 미국 제약·농업 종자의 특허권 중단, 미국 시청각 기업의 수익금 송금 제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절차 재개 등의 비관세 조치를 검토 중이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를 자국 입맛대로 인센티브 용도로도 활용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에 생산시설을 신축·증축하는 조건으로 현재 50% 수준인 알루미늄 수입 관세를 절반으로 인하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작년 출범 이후 무역확장법 제232조를 근거로 철강·알루미늄·자동차·자동차 부품 등에 관세를 부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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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미국 내 1차 알루미늄 생산 확대를 장려할 수 있도록 알루미늄 관세 체계를 수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현재 자국 내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알루미늄이 "미국 경제와 국방산업의 필수자원"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산업 기반'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지난 2월 말부터 이어진 중동 전쟁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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