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그 워런 아비바 수석 부사장 인터뷰
"韓, 차세대 산업 인텔리전스 검증 시험대"
한국 제조업이 인공지능(AI)을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하는 역량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이 강점을 살리려면 기존 스마트 팩토리를 AI 팩토리로 전환하고 데이터 주권 확보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더그 워런 아비바(AVEVA) 수석부사장은 21일 아시아경제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제 기업들은 스마트 팩토리를 넘어 AI 팩토리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비바는 제조·에너지·인프라 현장의 설비 제어와 데이터 모니터링을 지원하는 영국계 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2023년 슈나이더일렉트릭 자회사로 편입됐다.
더그 워런 아비바 수석부사장이 지난달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최된 아시아 최대 IT 박람회 '컴퓨텍스 2026'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슈나이더일렉트릭
국내에서는 조선 분야 비중이 커 삼성중공업·한화오션·HD한국조선해양 등 조선 '빅3'가 모두 아비바 마린 솔루션으로 선박을 설계·제조하고 있다. 조선은 한국 아비바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워런 부사장은 글로벌 AI 생태계의 두 축으로 한국과 대만을 꼽았다. 그는 "대만이 반도체와 서버 생산으로 AI 팩토리의 기반을 다졌다면 한국은 반도체·배터리·자동차·조선 등 첨단 제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췄다"며 "대만의 강점이 AI를 구동하는 인프라라면 한국의 강점은 AI를 적용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약 2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두 배다.
AI 팩토리는 자동차나 반도체 같은 물건 대신 AI 자체를 찍어내는 공장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수만 장을 돌려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그 결과를 뽑아내는 시설을 말한다. 워런 부사장은 "스마트 팩토리가 물건 만드는 공정을 디지털로 바꾼 것이라면 AI 팩토리는 지능을 만들어내는 설비"라고 말했다.
문제는 전기와 열이다. GPU를 대규모로 돌리면 전력 소모와 발열이 기존 데이터센터와 비교가 안 될 만큼 커진다. 워런 부사장이 디지털 트윈을 필수로 꼽은 이유다. 가상 공간에 공장을 똑같이 지어 전력 분배와 냉각 성능을 미리 검증해야 수천억 원을 투입한 뒤 설계를 뜯어고치는 일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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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데이터 주권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워런 부사장은 "공정 지식과 레시피는 제조업체의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이라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고객 호스팅 방식을 통해 기업이 민감한 운영기술(OT) 데이터의 통제권을 유지하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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