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 잘못 이해했다"…이륙 앞둔 항공기 비상구 커버 뗀 승객 무죄
승무원 안내 반복하자 비상구 커버 제거
법원 "지시로 오인할 만한 정당한 이유"
국내선 항공기 비상구 좌석에 앉아 승무원의 안내를 듣다가 지시를 잘못 이해해 비상구 손잡이 커버를 떼어낸 승객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법원은 승무원이 비상구 개방 방법을 반복해 설명하는 상황에서 승객이 이를 즉시 실행하라는 지시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2단독 강미혜 판사는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30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2월5일 오후 8시17분쯤 제주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김포행 항공기 내 비상구 좌석에 앉아 승무원의 안내를 듣던 중 비상구 손잡이 커버를 떼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일로 해당 항공편은 당초 예정 시간보다 약 1시간 늦게 출발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승무원의 설명을 잘못 이해했을 뿐 고의로 커버를 제거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당시 승무원은 A씨에게 "비상 상황이 발생해 승무원의 신호가 있으면 창밖을 확인한 뒤 비상구 커버를 제거하면 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후 A씨가 승무원을 쳐다보자 승무원은 같은 내용을 한 차례 더 안내했다.
A씨는 승무원이 설명을 반복하자 자신에게 '지금 한 번 커버를 열어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착각해 커버를 떼어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승무원의 지시를 오인한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봤다.
강 판사는 "승무원이 비상구 개방 방법을 재차 반복해 설명했다면 일반인의 관점에서 이를 '지금 실행하라'는 지시로 오인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A씨가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커버를 떼어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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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판사는 "개인적 호기심 등을 충족할 목적이었다면 비상구 커버를 떼어내는 선에서 행위를 중단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지시를 잘못 이해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커버를 재부착하려 했고 이후 절차에도 순순히 협조했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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