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포티파이 6월 재생 60.4%↑
한국 음악 비중 9.8%서 24.4%로
세계 시장도 성장…한국 EDM 주목
플랫폼, 신진 DJ·프로듀서 발굴 나서
국내 EDM(일렉트로닉 댄스 음악) 시장에서 한국 아티스트의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해외 유명 DJ와 프로듀서가 주도하던 국내 일렉트로닉 음악 소비가 한국 창작자 중심으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전체 음악 소비에서 일렉트로닉 장르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3%대에 머물지만, 한국 아티스트의 재생량은 반년 사이 네 배 이상 증가했다.
21일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 일렉트로닉 아티스트의 국내 재생량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300% 이상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의 네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 소비된 전체 일렉트로닉 음악 가운데 한국 아티스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9.8%에서 24.4%로 14.6%포인트 상승했다. 재생 10회 중 1회에도 미치지 못했던 한국 음악이 이제는 4회 중 1회 수준까지 늘어난 것이다.
전반적인 일렉트로닉 음악 소비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국내 일렉트로닉 음악 재생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4% 늘었고, 올해 상반기 누적 재생량도 지난해 하반기보다 46.2% 증가했다. 스포티파이 전체 음악 재생량에서 일렉트로닉 장르가 차지하는 비중은 3.06%에서 3.42%로 확대됐다.
그동안 국내 일렉트로닉 음악 시장은 해외 아티스트 중심으로 형성됐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 소비에서 한국 아티스트 비중은 9.8%에 그쳤다. 국내 DJ와 프로듀서들은 클럽과 소규모 공연, 독립 음반을 중심으로 활동해왔으며, 대중음악 차트나 방송을 통해 이름을 알릴 기회는 제한적이었다.
일렉트로닉 음악은 가수의 인지도나 개별 히트곡보다 DJ의 선곡과 공연, 클럽 문화, 온라인 플레이리스트가 음악의 확산을 이끄는 장르다. 주류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르지 않더라도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발견된 곡이 공연 관람과 추가 청취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내 시장의 변화는 세계 일렉트로닉 음악 산업의 성장과도 맞물려 있다. 국제음악서밋(IMS)과 미디아리서치가 지난 4월 발표한 '전자음악산업보고서 2025/26'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일렉트로닉 음악 산업 규모는 151억달러(약 22조4000억원)로 전년보다 7% 성장했다. 음반·음원과 음악 출판, 디지털음악서비스(DSP), 축제·클럽, 제작 도구, 상품, 후원 등을 모두 포함한 규모다.
IMS는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진 지역 음악 생태계로 인도네시아 브레이크비트, 베트남 비나하우스, 콜롬비아 과라차와 함께 서울을 꼽았다. 세계적인 유행을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창작자들이 고유한 음악적 색깔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과거 해외 유명 DJ가 시장을 주도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국가와 도시 단위의 창작자 공동체가 자생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일렉트로닉 음악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스포티파이 전체 음악 재생량에서 일렉트로닉 장르가 차지하는 비중은 3.42%에 불과하다. 지난해 하반기보다 0.36%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쳐 절대적인 시장 규모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스포티파이는 국내 신진 DJ를 발굴·육성하는 창작 집단 언본사운즈와 협업해 한국 일렉트로닉 음악을 소개하는 플레이리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언본사운즈는 아티스트 육성 프로그램과 라이브 공연, 커뮤니티 행사, 창작 지원을 연중 이어갈 계획이다.
일렉트로닉 음악은 가사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해외 시장에서 언어 장벽이 크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플레이리스트에서 청취 기반을 확보한 음악이 해외 플레이리스트로 확산될 경우 해외 청취자와 공연 관계자에게 노출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마크 멀리건 미디아리서치 창업자는 "지난해는 세계 전자음악 시장에 또 한 번 의미 있는 성장의 해였다"며 "활발한 지역 음악 생태계를 기반으로 시장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팬덤과 지역 무대는 전자음악 시장을 움직이는 두 개의 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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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플랫폼 이용자 증가가 공연 기회와 창작자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시장 확대를 체감하기는 어렵다. 국내 청취 증가가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플레이리스트를 통한 관심이 공연과 음원 수익으로 연결되는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과거 해외 아티스트의 음악을 수입해 소비하던 시장에서 이제는 한국 창작자를 직접 찾아 듣는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국내 DJ와 프로듀서가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공연과 유통 기반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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