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8800억 규모 초장기 기술투자펀드 출시…15년 '인내자본' 공급
정책자금, 재원의 77% 출자…반도체·신약 등 미래기술 투자
민간 자금 부담 낮춰 장기 모험자본 공급
정부가 차세대 반도체와 첨단 신약 등 장기 투자가 필요한 첨단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8800억원 규모의 '초장기 기술투자펀드'를 조성한다. 펀드 존속 기간을 15년으로 설정해 장기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전체 재원의 4분의 3 이상인 6800억원을 정책자금으로 출자해 민간 투자자의 부담을 크게 낮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0일 한국산업은행 IR센터에서 열린 초장기기술투자펀드 공청회에서 "글로벌 투자전쟁이 격화되는 과정에서 미래 원천기술 확보와 주력산업 핵심기술 내재화는 필수 과제로, 국민성장펀드도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기술에 적극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위는 국민성장펀드 내에 신설되는 초장기 기술투자펀드의 운용사 모집공고를 3분기 중 낼 예정이다. 차세대 반도체와 첨단 신약 등 첨단산업에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를 지향하며, 향후 우주항공 등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미래 원천기술과 핵심기술 투자에 특화된 전문 운용사인 한국전략기술파트너스(KSTP)를 설립해 운용을 지원한다.
펀드는 장기 투자에 초점을 맞춘 구조로 설계됐다. 존속기간은 15년, 투자기간은 7년으로 설정해 기술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도록 했다. 장기간 기업의 성장을 기다려주는 '인내자본'을 공급한다는 취지다. 전체 재원 8800억원 가운데 첨단전략산업기금이 6000억원, 정부 재정이 800억원을 출자해 총 6800억원을 정책자금으로 지원한다. 이에 따라 민간이 부담해야 하는 자금 규모는 크게 줄어든다.
운용사 선정 기준도 기존과 차별화된다. 단순한 재무제표뿐 아니라 기술을 평가할 수 있는 전문성과 핵심 운용인력의 역량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기술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체계를 갖춘 운용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초장기 기술투자펀드는 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펀드가 돼야 한다"며 "후속 투자를 지속하는 경우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제도 취지에 맞지 않게 조기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경우에는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 패널 토론에 참석한 업계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팅,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등은 상용화와 투자 회수까지 최소 10년 이상이 걸리는 만큼 핵심 성과를 달성하기 직전 후속 투자가 끊기는 일이 많다며, 이를 보완할 정책펀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투자 방식과 관련해서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방식의 투자를 배제할 경우 투자를 받는 기업 입장에서는 상환 부담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지만,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는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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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이번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반영해 펀드 운용 방안을 확정한 뒤, 운용사 선정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민간 자금 모집을 거쳐 이르면 연말부터 본격적인 투자 집행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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