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도우미·주말 유모·개인 셰프까지 고용
부유층 겨냥 육아 서비스도 점차 세분화
"육아 떠넘기기 아닌 시간 재배분" 강조
집을 작은 기업처럼 운영하는 'CEO 육아'

미국 부유층 사이에서 가정과 육아를 하나의 기업처럼 운영하는 이른바 'CEO 육아'가 확산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소득 맞벌이 부모들이 유모 한 명을 고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입주 도우미와 개인 요리사, 가정교사 등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실제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 부유층 사이에서 가정과 육아를 하나의 기업처럼 운영하는 이른바 'CEO 육아'가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미국 부유층 사이에서 가정과 육아를 하나의 기업처럼 운영하는 이른바 'CEO 육아'가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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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는 두 아이의 엄마 크리스틴 랜디스는 가사·육아팀을 운영하는 데 연간 약 25만달러, 우리 돈 약 3억 7000만원을 지출한다. 핀테크 기업 최고경영자 출신인 랜디스의 집에는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입주형 '패밀리 어시스턴트'를 비롯해 주말 유모, 개인 요리사, 가사도우미가 있다.


랜디스는 아이들의 발톱을 직접 깎아본 적이 없다. 다칠까 불안해 유모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목욕도 가족 도우미가 담당한다. 같은 책을 다섯 차례 읽거나 아이가 문을 여닫는 모습을 45분 동안 지켜보는 '반복 놀이' 역시 도우미의 몫이다. 그는 잡무를 줄인 시간만큼 아이들과 온전히 교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육아를 남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어느 순간에 집중할지를 선택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미국서 고소득 맞벌이 부모들이 유모 한 명을 고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입주 도우미와 개인 요리사, 가정교사 등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미국서 고소득 맞벌이 부모들이 유모 한 명을 고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입주 도우미와 개인 요리사, 가정교사 등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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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녀를 둔 성 웰니스 기업 데임 프로덕츠의 알렉산드라 파인 최고경영자도 유모와 정리 전문가, 수리기사, 온라인 비서 등 7명으로 구성된 팀에 연간 약 8만 5000달러(약 1억2500만원)를 지출한다. 파인은 빨래를 개거나 수리기사를 부르는 데 쓰는 시간만큼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이 줄어든다며 가사 외주화는 시간 계산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부유층을 겨냥한 육아 서비스도 점차 세분화하고 있다. 인력업체에는 승마대회에 동행하는 '승마 유모'와 아기의 이유식만 만드는 '베이비 셰프', 어린이 전담 스타일리스트를 구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온다. 최근에는 부모가 특정 한정판 라부부 인형을 구해달라고 요청하자 유모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구매 글을 올리고 판매자를 찾아 나선 사례도 있었다. 기저귀를 사용하지 않는 육아 방식을 고집하는 가정에서는 아기의 배변 신호를 읽고 곧바로 화장실로 데려가는 도우미를 고용하기도 한다.

부유층을 겨냥한 육아 서비스도 점차 세분화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부유층을 겨냥한 육아 서비스도 점차 세분화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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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에 동행하는 전담 유모의 연봉은 12만~17만 달러(약 1억 7000만~2억 5000만원)에 달한다. 학업 지도와 사회성·인성 교육을 함께 담당하는 가정교사의 보수는 연간 최고 20만 달러(약 3억원) 수준이다. 글로벌 컨시어지 업체 퀸테센셜리는 미국에서 연간 2만5000달러, 약 3700만원부터 시작하는 가입비를 받고 유치원 입학 지원과 장기 가족여행, 여행지 가정교사 섭외 등을 대행하기도 하나.


이 같은 육아 방식을 대중에게 알린 대표적인 인물로는 패션 기업인 에마 그레데가 꼽힌다. 네 아이를 둔 그레데는 자신을 주말 오전에만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최대 3시간 엄마'라고 표현한 바 있다. 그는 유모와 청소부, 요리사, 비서실장으로 구성된 팀을 운영하며 일상적인 가사 대신 가족여행처럼 오래 기억에 남을 순간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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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데는 "샌드위치를 별 모양으로 자르는 일은 내 몫이 아니었다"면서도, 육아 과정의 물류와 잡무를 도움받는 것은 부모 역할을 외주화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순간에 시간을 집중적으로 배분하는 것이라고 주 고급 가사인력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인력업체들은 집안일과 육아, 일정 관리까지 함께 맡는 가족 어시스턴트 수요가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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