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유와 내려오란 손짓마저 무시했다…스페인 우승 세리머니서 또 '센터 본능' 발동한 트럼프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은 스페인이었지만 전 세계 중계 화면 한복판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영향력과 개최국의 막대한 시장을 등에 업고 월드컵의 마지막 장면까지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인판티노 회장은 선수단의 세리머니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옆으로 유도했지만, 스페인이 트로피를 들어 올린 역사적인 장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다.
1년 전 첼시 시상식 이어 선수단 옆에 잔류
선수단 바로 옆에서 박수 치며 중계 화면잡혀
관중 야유 속 인판티노가 황급히 옆으로 유도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은 스페인이었지만 전 세계 중계 화면 한복판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남았다. 20일 연합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결승 시상식에서 우승팀의 트로피 세리머니 현장을 떠나지 않아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지난해 클럽 월드컵 결승에서 첼시 선수단의 우승 세리머니에 함께 등장해 비판받은 장면을 1년 만에 그대로 되풀이했다.
트로피 전달을 마친 인판티노 회장은 선수단의 세리머니를 위해 카메라 밖으로 이동하려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 선수단 바로 옆에 계속 서 있었다. EPA연합뉴스
스페인은 이날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결승에서 아르헨티나를 연장전 끝에 1-0으로 꺾고 2010년 이후 16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페란 토레스가 연장 후반 결승 골을 넣으며 스페인에 통산 두 번째 우승컵을 안겼다. 경기 후 트럼프 대통령은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함께 시상식 무대에 올랐다. 두 사람이 그라운드에 등장하자 관중석에서는 거센 야유가 터져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인판티노 회장이 시상식을 위해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 관중석에서 야유가 쏟아졌다고 전했다. 미국 국가 연주 직후 전광판에 트럼프 대통령이 잡혔을 때도 일부 야유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오넬 메시를 비롯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에게 준우승 메달을 전달한 뒤 라민 야말과 페란 토레스 등 스페인 선수들에게 우승 메달을 수여했다. 이어 인판티노 회장과 함께 월드컵 트로피를 들고 이동해 스페인 주장 로드리에게 건넸다. 논란은 그다음 장면에서 불거졌다.
클럽 월드컵 이어 월드컵 트로피 세리머니서 또 '안하무인' 행동
트로피 전달을 마친 인판티노 회장은 선수단의 세리머니를 위해 카메라 밖으로 이동하려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 선수단 바로 옆에 계속 서 있었다. 인판티노 회장이 다가와 옆쪽으로 자리를 옮기도록 유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선수단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채 첫 트로피 세리머니 장면에 고스란히 등장했다.
트로피 전달을 마친 인판티노 회장은 선수단의 세리머니를 위해 카메라 밖으로 이동하려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 선수단 바로 옆에 계속 서 있었다. 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로드리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선수들이 뛰어오르자 트럼프 대통령은 카메라를 바라보며 박수를 보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페인 선수들이 뛰며 축하하는 동안 바로 옆에 남아 미소를 지었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페인의 우승 파티에 끼어들려 했으며, 인판티노 회장이 조용히 자리를 옮기도록 유도했다고 표현했다.
축구계에서는 우승팀과 선수들이 온전히 주목받아야 할 트로피 세리머니에 개최국 정상이 필요 이상으로 머물렀다는 비판이 나왔다. 단순한 의전상의 해프닝을 넘어 스포츠의 가장 상징적인 순간까지 정치적 이미지 연출에 이용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이런 장면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월드컵 기간 경기 외적인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에서 받은 퇴장 징계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인판티노 회장에게 직접 전화해 재검토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졌다. 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같은 경기장에서 열린 FIFA 클럽 월드컵 결승 시상식에서도 첼시 선수단 옆에 남았다. 당시 첼시는 파리 생제르맹을 3-0으로 꺾고 우승했다. 인판티노 회장이 중계 카메라 화면 밖으로 물러났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주장 리스 제임스가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까지 선수단 한가운데 서 있었다.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연주와 시상식 과정에서 관중의 야유를 받았다. 1년 전의 논란에도 똑같은 장면을 재현하면서 우발적인 실수라기보다는 카메라 노출을 의식한 행동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무엇보다 두 대회 모두 인판티노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트로피 전달 역할을 맡겼고, 트럼프 대통령은 우승팀 선수들과 함께 세리머니 화면에 등장했다.
150억 달러 흥행 뒤 가려진 FIFA 독립성 논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월드컵 기간 경기 외적인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에서 받은 퇴장 징계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인판티노 회장에게 직접 전화해 재검토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발로건의 출전 정지 징계가 유예돼 벨기에와의 16강전에 출전하면서 정치권력이 FIFA의 징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논란이 일었다. FIFA는 징계위원회의 독립적인 결정이었다고 해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인판티노 회장의 통화 사실은 인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회 폐막을 앞두고 미국이 월드컵을 다시 개최해야 한다며 "다음에는 캐나다와 멕시코를 제외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으로 유치 신청이 가능한 대회는 2038년 월드컵이다. 공동 개최국을 공개적으로 배제한 발언은 월드컵을 미국의 정치적·상업적 성과로 독점하려는 태도라는 비판을 불렀다.
이 가운데, 가디언은 FIFA가 이번 월드컵을 통해 거둔 수익이 당초 전망한 110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150억 달러(약 2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고가의 접객 상품과 공식 재판매 시장의 높은 수수료가 수익 증가를 이끌었다. 대회 결승에는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대규모 하프타임 공연까지 도입하며 미국식 스포츠 이벤트와 상업주의가 결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영향력과 개최국의 막대한 시장을 등에 업고 월드컵의 마지막 장면까지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인판티노 회장은 선수단의 세리머니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옆으로 유도했지만, 스페인이 트로피를 들어 올린 역사적인 장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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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억 달러의 흥행을 거둔 FIFA에 트럼프 대통령은 불편한 정치인이기 전에 가장 강력한 사업 파트너일 수 있다. 우승팀보다 앞에 서려는 대통령과 이를 제지하지 못하는 FIFA의 모습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을 상징하는 장면이자, 씁쓸한 장면으로 남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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