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개인투자자들이 고위험 가상자산 파생상품인 '무기한 선물(perpetual futures)'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높은 레버리지와 강제청산 구조로 인해 투자 손실과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허용한 무기한 선물 거래가 늘고 있다며 19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칼시에 따르면 무기한 선물은 지난 5월 출시 후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거래액이 10억달러를 넘어섰다. 회사가 내놓은 상품 가운데 역대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전 세계적으로도 거래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지난해 가상자산 무기한 선물 거래액은 약 90조달러로 2023년 약 30조달러에서 3배로 늘었다.
그러나 소액 투자자들의 손실 위험은 더 커졌으며 시장 충격이 발생할 때 변동성의 폭도 더 확대될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10일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위협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약 10% 폭락하자 24시간 동안 150만명이 넘는 가상자산 투자자의 포지션이 청산된 적이 있다. 이후 6주 동안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전체 가치의 25%에 해당하는 1조2000억달러가 사라졌다.
제임스 데이비스 데리버티브클리어링네트워크 창업자는 무기한 선물이 위기 상황에서 충격을 흡수할 장치가 없는 구조라며 "사실상 폭탄 돌리기와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기한 선물 거래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위험도 확대된다고 경고했다.
소비자단체 베터마켓츠의 벤저민 시프린 증권정책 담당 이사도 무기한 선물이 개인투자자들에게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CFTC가 승인한 상품이 초래할 위험을 완전히 외면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무기한 선물은 일반 선물계약과 달리 만기가 없고 기초자산을 실제로 인도하지 않는다. 투자자는 비트코인 등 자산의 가격이 오를지 내릴지를 예상해 포지션을 잡는다. 무기한 선물은 현물과의 가격 차이에 따라 매수 포지션과 매도 포지션 중 한쪽이 다른 쪽에 '펀딩비'를 주기적으로 지급한다. 이를 통해 만기가 없는 무기한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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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외 거래소들은 에너지 가격부터 기업공개(IPO)를 앞둔 비상장기업의 가치까지 다양한 자산을 대상으로 최대 40배의 레버리지를 제공한다. 적은 증거금으로 큰 포지션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손실이 커져 증거금이 일정 기준 아래로 떨어지면 별도의 마진콜(추가 담보 요구) 절차 없이 포지션이 즉시 청산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청산된 물량이 하락장에 한꺼번에 쏟아지면 가격이 추가로 떨어지면서 다른 투자자의 포지션도 연쇄적으로 청산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FT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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