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딥시크처럼"…혜성처럼 등장한 中 키미, 글로벌 AI 판도 '흔들'
키미 K3 성능, 앤스로픽·오픈AI 이은 4위
기존 중국 초저가 전략서 본격 성능 경쟁 돌입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문샷AI가 새로운 모델 키미 K3를 공개하며 미국 기업들이 점령한 글로벌 AI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가격 경쟁력만으로 승부를 봤던 기존 모델들과 달리 미국 최첨단 모델들과 맞먹는 성능으로 위협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문샷이 공개한 키미 K3는 2조8000억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AI 모델이다. 파라미터는 AI가 학습 과정에서 조정하는 가중치로, 파라미터가 많을수록 복잡한 정보를 학습할 수 있어 모델의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멀티모달 이해능력과 100만 토큰 규모의 컨텍스트 윈도우(응답을 생성할 때 참조할 수 있는 텍스트)를 바탕으로 단일 프롬프트(명령어)에서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문샷은 키미 K3가 세계 최초의 3조 파라미터급 오픈소스 모델로, 대규모 소프트웨어 저장소 처리와 터미널 도구 운영, 코딩과 시각적 피드백의 결합 등 장기적인 작업을 목표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미지·동영상 이해 기능을 통해 인터페이스나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를 수정할 수 있다고도 했다.
미국 최첨단 AI 모델 바짝 추격
키미 K3은 성능 면에서 미국 최첨단 AI 모델을 따라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AI 성능 분석업체 '아티피셜 어낼리시스'에 따르면 키미 K3의 지능 지표는 57점으로, 현존 AI 모델 중 4위에 해당한다. 앤스로픽의 클로드 페이블(60점), 오픈AI의 GPT-5.6 솔 맥스(59점), GPT-5.6 솔 엑스하이(58점)의 뒤를 이었다. 스페이스XAI의 그록 4.5(54점), 메타의 뮤즈스파크 1.1(51점), 구글의 제미나이 3.5 플래시(50점)를 앞서는 수준이다.
웹 인터페이스 구축 기능을 평가하는 아레나AI의 개발 평가에서는 1위, 발스AI의 종합 평가에서는 페이블에 이어 2위를 차지해 GPT-5.6 솔을 앞섰다.
키미 K3는 기존 중국 AI 모델의 초저가 전략에서 벗어나 코딩, 지식 작업을 위한 고성능 모델 전략으로 경쟁한다. 키미 K3의 API 요금은 100만 토큰당 입력 3달러, 출력 15달러다. 키미 K3의 가격은 기존 중국 개방형 모델보다는 높지만 미국 최첨단 모델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다. 입력 5달러, 출력 25달러인 클로드 오퍼스 4.8 및 입력 5달러, 출력 30달러인 GPT-5.6 솔과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키미 K3의 등장은 지난해 초 중국 AI 기업 딥시크가 고성능 추론형 AI 모델 '딥시크 R1'을 출시하며 글로벌 AI 시장에 충격을 불러왔던 이른바 '딥시크 쇼크'를 연상시킨다.
당시 미중 무역 갈등으로 엔비디아의 최신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딥시크가 미국 빅테크들의 최신 모델에 필적하는 성능을 발휘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최신 GPU가 없어도 고성능 AI를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확산하면서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이번 키미 K3의 공개 이후에도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거래일 연속 하락, 지난달 22일 고점 대비 20% 이상 빠졌다.
미국 최상위 모델과의 격차 2~3개월로 좁혀져
한동안 주춤했던 중국의 'AI 굴기'는 키미 K3의 공개를 계기로 재차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데이터 기업 데이터브릭스의 공동 창립자인 이온 스토이카 미국 UC버클리 컴퓨터공학 교수는 블룸버그통신에 "예전에는 중국 모델이 미국 최상위 모델보다 6~9개월 뒤처진 것으로 봤지만, 현재 격차는 2~3개월 정도로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파이낸셜타임즈도 키미 K3의 등장으로 중국 AI 모델의 성능 수준이 미국보다 8~12개월 뒤처진다는 업계의 기존 인식을 흔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오픈소스 전략을 앞세운 K3가 최첨단 모델을 비공개로 유지하고 있는 앤스로픽·오픈AI 등 미국 AI 기업에 위협이 될 것 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추진하는 AI 모델의 전략자산화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기업들이 최신 고성능 AI 모델을 출시하기 전 정부의 보안 검증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지난달 서명했고, 앤스로픽의 미토스와 페이블 모델의 외국인 접근을 차단했다가 해제한 바 있다. 엔비디아의 블랙웰 등 고성능 GPU 역시 중국으로의 직접 수출이 제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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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7일(현지시간) 키미 K3가 공개된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의 기조연설을 통해 "AI 발전은 한 국가의 독주가 아니라 국제 협력을 통한 교향곡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AI 모델 전략자산화를 겨냥한 발언으로 시 주석은 "공정하고 합리적 글로벌 AI 거버넌스 체계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은서 기자 lib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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