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 변경·위성 배치부터
달 전이·수명 연장까지 서비스 확대

국내에서 생소한 개념인 궤도수송선(OTV)은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차세대 우주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발사체가 위성을 우주까지 운반하는 역할을 했다면, OTV는 위성을 원하는 궤도까지 이동시키거나 수명을 연장하는 '우주 물류 서비스'를 담당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민간 기업들이 궤도수송선 상용화 경쟁에 뛰어들었다. 임펄스 스페이스(Impulse Space)는 소형 궤도수송선 '미라(Mira)'를 실제 우주 임무에 투입하며 궤도 변경과 위성 배치 기술을 검증했다. 이어 저궤도에서 정지궤도(GEO), 나아가 달 전이궤도까지 화물을 운반하는 차세대 궤도수송선 '헬리오스(Helios)'를 개발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탈리아 우주기업 D-Orbit의 궤도수송선 'ION'. 발사체에서 분리된 위성을 목표 궤도로 이동·배치하는 우주 운송 플랫폼으로, 다수의 소형위성을 서로 다른 궤도에 투입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D-Orbit 제공

이탈리아 우주기업 D-Orbit의 궤도수송선 'ION'. 발사체에서 분리된 위성을 목표 궤도로 이동·배치하는 우주 운송 플랫폼으로, 다수의 소형위성을 서로 다른 궤도에 투입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D-Orbi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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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랩(Rocket Lab)은 궤도수송선 역할을 수행하는 우주선 '포톤(Photon)'을 개발해 2022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선 '캡스톤(CAPSTONE)'을 달 전이궤도까지 보내는 데 성공했다. 단순한 발사 서비스를 넘어 심우주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음을 입증한 대표 사례다.

노스럽그러먼(Northrop Grumman)은 궤도수송 기술을 위성 유지·보수 분야로 확장했다. 'MEV(Mission Extension Vehicle)'는 연료가 소진된 위성과 도킹해 궤도를 변경하거나 수명을 연장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우주 물류 시장이 단순한 '운송'을 넘어 '우주 서비스'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럽에서도 이미 사용 서비스가 시작됐다. 디오비트(D-Orbit)의 궤도수송선 '이온(ION)'은 하나의 발사체에 실린 여러 위성을 고객이 원하는 서로 다른 궤도에 배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현재까지 수십 차례 임무를 수행했다.

우리 정부도 총 400억원을 투입해 2029년까지 '궤도수송선 비행모델 개발 및 실증' 사업을 추진한다. 현재 연구개발 수행기관 선정 작업이 진행 중이며, 제안요청서(RFP)에는 위성 다중궤도 투입, 달 전이궤도 임무, 비행모델 개발 및 실증 등이 핵심 목표로 담겼다. 지금까지는 누리호가 위성을 우주까지 보내는 역할을 했는데, 정부는 앞으로 OTV를 이용해 위성을 최종 목적지까지 이동시키는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다중위성 시대를 맞아 발사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고, 향후 달 전이궤도 임무까지 대비하기 위한 기반 구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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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우 우주항공청 우주과학탐사임무설계 프로그램장은 "이번 사업은 누리호의 활용 범위를 넓혀 우주 수송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국내 우주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다양한 우주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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