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초과현원에도 신규채용 지속…인건비 6813억원 초과 집행

서울지역 고등학교에서 대입 전형에 활용되는 학교생활기록부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과 종합의견을 여러 학생에게 똑같이 기재하는 이른바 '복사해 붙여넣기'가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학교폭력 상담기록 대부분이 보관되지 않아 피해 학생의 주장이 인정되지 못하거나, 가해 학생의 학교폭력 조치 기록이 규정을 어기고 삭제된 사례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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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서울시교육청의 학사·학교생활 관리와 인력 운영 전반을 정기감사한 결과 모두 12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확인해 주의와 통보 등의 조치를 했다고 20일 밝혔다.

감사원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 소재 고등학교 239곳의 학생부를 분석한 결과, 교원 803명이 각각 51명 이상 학생의 세부특기사항에 동일한 내용을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한 명이 같은 과목을 수강한 51명 이상의 학생에게 같은 문안을 입력한 사례는 모두 1106건이었다.


이 가운데 같은 문안을 한 해 동안 반복해 사용한 사례가 637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도에 쓴 문안을 다음 해 다시 사용한 사례가 39건, 교육 내용이 다른 1학년과 3학년 학생에게 같은 문안을 입력한 사례도 3건 적발됐다.

교원 141명은 101명 이상 학생의 세부특기사항을 동일하게 작성했고, 19명은 이런 중복 기재를 2년 이상 반복했다. 담임교사 18명은 한 학급 학생의 70%가 넘는 인원에게 동일한 종합의견을 기재했다. 교사 3명은 하루 동안 학급 전체 학생의 종합의견을 같은 내용으로 작성하기도 했다.


한 교사는 학생들의 출석번호를 다섯 개 집단으로 나눈 뒤 집단마다 같은 종합의견을 기재했다. 다른 교사들은 학생 모두를 "사고의 폭이 넓고 집중력이 강하다",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이 뛰어나다", "친구 관계가 원만하다"는 등의 동일한 장문으로 평가했다.


학생부 세부특기사항과 종합의견은 학생의 학업 역량과 학교생활을 평가하는 대입 전형 자료다. 감사원은 학생별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중복 기재가 입시 평가의 공정성과 변별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교육청의 점검도 형식적으로 이뤄졌다. 감사원 조사에서는 51명 이상에게 같은 세부특기사항을 기재한 학교가 2023년 105곳, 2024년 69곳으로 확인됐지만, 교육청 장학사들이 중복 기재를 적발해 '미흡'으로 평가한 학교는 각각 17곳과 9곳에 그쳤다. 2024년 적발된 9개 학교는 장학사의 수정 요구에도 감사일까지 학생부를 고치지 않았다.


감사원은 서울시교육감에게 중복 기재 교원들을 자체 조사해 사안의 경중에 따라 조치하고, 과목 특성과 교육 현장의 여건을 고려한 구체적인 중복 기재 기준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학폭 상담기록 대부분 안 남아


학교폭력 사건의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는 상담기록도 대부분 남아 있지 않았다. 감사원이 강남서초·강서양천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2023년 3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심의한 155건을 표본 점검한 결과, 92.2%인 143건에서 학교가 상담기록을 보관하지 않아 학폭위에 기록이 제출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2건은 피해 학생이 신고 전 교사에게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여러 차례 상담했지만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해 주장의 일부가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서울교육청 산하 11개 교육지원청 학폭위는 위원별 평가 점수와 판단 근거, 최종 합의 과정도 회의록에 남기지 않고 최종 결과만 기재했다. 감사원이 가해 학생 367명에 대한 조치를 표본 조사한 결과, 학교폭력이 6개월 이상 이어졌는데도 지속성이 없거나 낮다고 평가하고, 가해 학생에게 반성이나 화해 의사가 없는데도 반성 정도가 높다고 판단한 사례가 확인됐다.


가해 학생의 학교폭력 조치 기록을 부당하게 삭제한 학교도 적발됐다. 일부 학교는 서로 다른 학교폭력 사건으로 두 차례 이상 조치를 받은 학생이나 자퇴 학생의 기록을 법정 보관기간인 2년이 지나기 전에 삭제했다. 한 학교는 의사정족수 4명을 채우지 못한 채 3명만으로 심의를 열어 기록 삭제를 결정했다.


방만한 교원 인력 운용 관리


교원 인력 운용에서도 방만한 관리가 드러났다. 서울교육청은 정부의 교원 감축 계획에도 불구하고 예상 결원을 근거 없이 늘리는 방식으로 신규 교원을 과다 채용했다.


서울교육청은 2021년 초등교원 채용 계획을 세우면서 예상 결원을 692명에서 1050명으로 358명 늘려 잡고, 신규 교원 303명을 과다 채용했다. 이로 인해 초과현원이 710명 발생했지만, 교육청은 2025년까지 매년 100명 이상 신규 교원을 계속 채용했다.


2024년에는 정규 초등교원 초과현원이 298명인데도 별도정원 3142명을 승인한 뒤 학교들이 정원 밖에서 기간제 교사 496명을 추가 채용했다. 중등학교에서도 기간제 교사 1616명을 정원 외로 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서울교육청의 2024년 교원 인건비 집행액은 4조2408억여원으로, 교육부가 교부한 3조5595억여원보다 6813억여원 많았다. 감사원은 인건비 증가로 수업 기자재 구입 등에 필요한 교육과정 운영비가 줄어드는 등 재정 운용의 효율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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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서울시교육감과 교육부 장관에게 교원 정·현원 관리와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하반기 예정된 '학교폭력 대응 실태 감사'를 통해 학폭위 의결의 공정성과 학교폭력 대응 제도의 신뢰성을 추가로 점검할 계획이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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