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영상 제작해 필리핀을 원숭이로 묘사
"모욕적"…남중국해 분쟁 속 양국 갈등 격화
중국 관영매체가 인공지능(AI)을 통해 필리핀인을 원숭이로 묘사한 영상을 제작하자 필리핀 정부는 인종차별이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18일 AP 통신 등 외신은 중국 관영 영문 매체 차이나데일리가 최근 필리핀인을 원숭이로 묘사한 AI 영상을 자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올렸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필리핀 전통 의상을 입은 원숭이가 미국과 일본을 상징하는 사람 팔의 지시에 따라 노래를 부르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이어 영상 속 원숭이는 "멍청하다"는 말을 듣고 "남중국해 중재 판정"이라고 적힌 종이를 꺼내 들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과 일본이라고 적힌 두 팔에 의해 바다로 내던져진 뒤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으로 보이는 곳에서 발사된 물대포 공격을 받는다. 설명에는 "필리핀 정치인들이 외부 세력에 매달리고 남중국해에서 문제를 일으킴으로써 자국을 다른 나라의 지정학적 게임의 말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적혀 있었다.
이 AI 영상이 게시된 시점은 지난 10일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중재 판결 10주년을 맞아 필리핀이 기념행사를 연 날이다.
필리핀 외교부는 "(해당 AI 영상은) 인종차별적이고 심각하게 모욕적"이라며 "불쾌해 용납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러면서 "무책임한 자료를 삭제하라"면서 "중국이 공론장에서 존엄성과 존중을 촉구한다"고 했다.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은 이번 영상을 "비열한 선전물"이라며 "책임 있는 역내 지도국을 자처하는 국가로서는 수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가) 이성과 증거, 국제법으로 자국의 주장을 방어하는 데 실패하면서 인종차별과 위협, 조작된 증오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합법적인 2016년 중재 판정을 조롱하고 필리핀 국민과 군인을 향한 폭력을 미화한 이번 영상은 중국 선전기구의 도덕적·지적 파탄을 드러낸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이 영상이 자국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며 논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기준 해당 영상은 차이나데일리 페이스북 계정에서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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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과거부터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선 안 영역 대부분이 자국에 속한다고 주장했고, 필리핀은 2013년 중국이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위반했다며 PCA에 소송을 제기해 2016년 사실상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중국은 이 판결을 무시하고 지금까지도 필리핀을 비롯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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