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시청하던 친구의 밀고로 체포
"다른 지방으로 추방될까 두려워"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 '폭군의 셰프'를 몰래 시청한 청년들이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폭군의 셰프' 몰래 보다 끌려간 北 청년들…"온 가족 두려움 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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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 재팬은 북한 평안남도 평성에서 한국 드라마 등 북한 당국이 '불순 녹화물'로 규정한 영상물을 몰래 시청하던 청년 2명이 국가보위기관이 아닌 안전부(경찰)에 체포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체포된 두 청년은 학생 시절부터 가까운 사이로, 수년 전부터 해외를 통해 유입된 한국 드라마 등 외부 영상을 몰래 시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달 중순 "우리끼리 보기 아깝다"며 친한 친구 A씨를 불러 세 명이 함께 함께 드라마를 봤다. 이들이 함께 본 작품은 북한에서 '왕의 요리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한국 드라마 '폭군의 셰프'로 전해졌다. 지난해 한국에서 큰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궁중 요리와 주인공들의 로맨스를 다룬 내용으로, 북한 젊은 층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하지만 두 청년이 체포된 배경에는 A씨의 배신이 있었다. A씨는 처벌받을 것을 두려워하며 며칠 동안 고민한 끝에 직접 안전부를 찾아가 자신의 불법 행위를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함께 영상을 본 두 친구의 행위를 당국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안전부 수사에 협조하기로 했고, 지난달 말 다시 두 친구를 불러 불법 영상을 함께 시청했다. 그러자 사전에 연락을 받은 안전부 수사관들이 현장에 들이닥쳐 세 사람을 모두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스스로 신고한 A씨는 별다른 처벌 없이 풀려났지만, 나머지 두 청년은 자택 압수수색을 받고 현재까지 집중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체포된 두 사람의 가족들은 상대적으로 풍족한 평성에서 생활 조건이 열악한 지방으로 강제 추방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북한은 한국 드라마·영화·음악 등 외부 문화 유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과 '청년교양보장법' 등을 근거로 한국 콘텐츠를 접한 주민들에게 강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 2024년 영국 BBC방송은 "과거에는 이런 경우(한국 드라마 시청 등) 미성년자들이 받는 처벌이 평균 5년 형이 안 됐지만, 2020년 남한 오락물을 보거나 배포하면 사형에 처하는 법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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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2월 국제앰네스티가 북한에서 탈출한 25명을 심층 인터뷰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콘텐츠 시청 적발시 실제 처벌 수위는 재력과 연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한다. 실제 탈북 전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세 차례 적발된 김준식(가명)씨는 가족의 연줄 덕분에 처벌을 피했다면서 "집에 돈이 있으면 경고로 끝난다"고 말했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시한 집중 단속 기간에는 뇌물과 연줄도 그 효력이 보장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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