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벽·실내까지 출몰…2018년 이어 같은 피해
해충 분류 안 돼 지자체 방역도 한계

전남 나주시 남평읍 드들강변 인근의 한 아파트 단지가 또다시 대규모 거미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18년 같은 피해가 발생했던 곳으로, 당시에도 해결책을 찾지 못했던 문제가 수년 만에 재연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800여세대 규모의 이 아파트 외벽이 거미줄과 거미 흔적으로 뒤덮여 있다고 18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공동현관 천장과 벽면 곳곳에서는 1~2㎝ 크기의 거미가 쉽게 발견되고, 거미가 탈피한 허물도 곳곳에 남아 있다.

문제는 피해가 실내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창틀과 방충망마다 거미줄이 촘촘하게 쳐져 환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데다 집 안에서도 거미가 잇따라 발견돼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는 "거미줄이 얼굴과 몸에 자주 달라붙고, 잠을 자다가 얼굴 위를 기어가는 거미 때문에 놀라 깬 적도 있다"는 한 주민의 말을 전했다. 이 주민은 "거미에 물려 병원 치료까지 받은 뒤에는 집에 있는 것 자체가 두렵다"고 덧붙였다.


거미줄로 뒤덮인 아파트 창문. 연합뉴스

거미줄로 뒤덮인 아파트 창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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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주민은 "세 살배기 아이가 얼굴에 붙은 거미줄을 긁다가 상처가 났다"며 "온 가족이 거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해당 아파트 일대는 이미 2018년에도 대규모 거미떼가 출몰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던 곳이다. 당시에도 아파트 외벽과 방충망이 거미와 거미줄, 배설물로 뒤덮였고, 폭염에도 창문을 열지 못하거나 방충망을 통과한 거미 잔해가 집 안으로 들어오는 사례가 이어졌다.


주민들은 살충제를 구입해 직접 방제에 나섰지만 효과가 크지 않았고, 관리사무소 역시 전문 방역업체를 투입했지만 거미의 서식지를 근본적으로 제거하지 못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관리사무소는 주민들에게 거미 기피제를 배부하는 수준의 대응을 이어가고 있지만, 같은 문제가 반복되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나주시 역시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행법상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투입해 방역할 수 있는 대상은 감염병을 매개하는 해충으로 한정되는데, 거미는 익충으로 분류돼 직접적인 방역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시는 거미가 아파트에서 20~30m 떨어진 드들강변 늪지대에서 유입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18년에도 주민들은 강변의 우거진 수풀이 거미의 주요 서식지라며 정비를 요구했고, 당시 시는 강변 소각은 법적으로 어렵다면서 수변공원 주변 해충 포획기 설치와 정기적인 풀베기 등을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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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는 이번에도 강변과 수변공원의 풀을 주기적으로 제거하고, 거미의 먹이가 되는 모기와 나방 등에 대한 방역을 강화해 먹이사슬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개체 수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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