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시설로 확대
걸프국까지 반격
호르무즈 대치 지속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해협 연안 군사시설을 넘어 민간 시설과 내륙까지 공습했고 이란은 걸프 지역 미군 자산으로 반격 범위를 넓혔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 동부시간 기준 16일 오후 2시 이란을 겨냥한 야간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군 함정이 이란 목표물 타격을 위해 탄약을 발사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미 중부사령부

미군 함정이 이란 목표물 타격을 위해 탄약을 발사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미 중부사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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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대이란 군사작전은 6일 연속 이어졌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을 공격하는 이란의 군사력을 약화하겠다며 지난 11일 작전에 들어갔다.


중부사령부는 16일 오후 9시40분 공습을 마쳤다며 이란의 해안·방공 시설과 군수 기반 시설, 해상 전력 수십 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란 현지 매체들은 미군 공격이 민간 시설과 내륙으로 확대하는 양상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남부 주요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를 비롯해 호르무즈 해협 케슘섬과 파키스탄 접경 지역인 이란샤르가 공습 피해를 봤다.


이란샤르 공항에는 폭탄이 최소 한 발 떨어졌다. 화재는 진압됐지만 전력 공급이 끊겼다. 반다르아바스에서 서쪽으로 약 10㎞ 떨어진 철도 교차로도 공격받아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에 따르면 이 철도는 두 갈래로 나뉜다. 한쪽은 이란혁명수비대(IRGC) 해군 본부가 있는 반다르아바스로, 다른 한쪽은 이란 최대 상업항인 샤히드 라자이항으로 이어진다.


이란 매체들은 현지시간 17일 새벽 미군 공습으로 호르무즈간주 반다르카미르 지역 교량이 파괴돼 최소 7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인도 지원을 받아 운영해 온 차바하르항에서는 감시탑 한 곳이 무너졌다. 교량 같은 민간 시설을 겨냥한 공격은 공격 의도와 피해 정도에 따라 전쟁범죄로 간주할 수도 있다.


AP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기 위해 주요 기반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한 뒤 이번 공습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AP는 "교량과 철도 공격은 이란 주요 항구인 반다르아바스를 차단하고, 이란 중부에서 수도 테헤란으로 이어지는 주요 길목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이란의 군사 물자와 민간 물류 수송을 마비시키기 위해 공습 범위를 더 넓힐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란 보건부는 지난달 22일 미국과 종전 양해각서(MOU)를 맺은 뒤 공격이 재개되면서, 이날까지 미군 공습으로 38명이 숨지고 40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란 현지매체들이 공개한 IRGC 미사일 발사 영상. 연합뉴스AFP

이란 현지매체들이 공개한 IRGC 미사일 발사 영상. 연합뉴스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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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습이 끝난 뒤 이란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CNN에 따르면 쿠웨이트군은 17일 새벽 방공망을 가동해 이란에서 날아온 발사체를 요격했다. 바레인에는 공습경보가 내려졌다.


카타르는 16일 밤부터 이틀에 걸쳐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 카타르 내무부는 이란이 발사한 발사체를 요격하는 과정에서 떨어진 파편에 어린이 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CNN은 이란이 최근 바레인과 쿠웨이트, 요르단 군사기지를 반복적으로 공격했지만 카타르는 공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카타르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서 핵심 역할을 한 국가 가운데 하나다.


IRGC는 이란샤르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시리아 알탄프 미군 기지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오만에 있는 미군 레이더 2기도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미군이 발전소와 교량 등 기반 시설로 공격을 확대하면 걸프국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확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양측 입장도 좁혀지지 않았다.


미국은 이란의 원유 수출을 막기 위해 최근 재개한 해상 봉쇄를 이어갔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걸프국 원유 수출로까지 차단할 수 있다고 맞섰다.


양측이 종전 MOU로 마련한 타협점이 사실상 무너지면서 미국이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 이어 또 다른 '영원한 전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전 말로니 브루킹스연구소 외교정책 담당 국장은 뉴욕타임스(NYT)에 미국의 가정과 오판이 이라크에서 그랬듯 이 지역 세력 균형을 바꿨으며,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자유 통행 시대가 끝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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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현재 상황이 호르무즈 해협의 '뉴노멀'이 될 수 있다며 "이란이 원할 때마다 선박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고려하면 미국은 이 지역에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군사력을 배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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