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외교·무역협정 때마다 농축산물 개방 요구…수출 이익 일부 분담해야"
1조원 목표 상생기금 3000억원에 그쳐…"정부 신뢰의 문제"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무역협정 과정에서 농축산물 시장 개방이 불가피하다면 피해를 보는 농민에게 충분한 보상과 지원을 확실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과정에서 조성하기로 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 목표액의 30% 수준에 그친 데 대해서는 부족한 약 7000억원을 정부가 책임지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토·농식품·해수부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16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토·농식품·해수부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16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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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 "다른 나라와 외교를 하고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무역협정을 맺으면 필연적으로 농업과 축산업 분야의 양보를 요구받는다. 최근에도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이 문제가 계속 걸린다"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그렇다고 무역협정을 하지 않을 수도 없으니 결국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한다"며 "경제 질서가 바뀌면서 이익을 보는 집단이 손해를 보는 집단에 일정 부분 책임을 지게 하면 합리적이고 저항도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출 산업의 시장 확대를 위해 농업 분야가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면 수혜를 보는 기업이나 정부가 그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수출 시장을 늘리고 경제 영토를 확장하려면 피해를 보는 쪽이 없어야 한다"며 "피해가 있다면 그만큼 전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민단체들과 개방 피해 규모와 보상 방안을 진지하게 협의하라고 농식품부에 지시했다.


특히 한·중 자유무역협정 등을 계기로 추진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의 부진한 조성 실적도 지적했다. 이 기금은 자유무역협정으로 혜택을 얻은 기업의 자발적 출연을 통해 농어촌을 지원하기 위해 1조원 조성을 목표로 도입됐지만, 실제 조성액은 약 3000억원에 그친 것으로 보고됐다. 이 대통령은 "말로는 1조원을 만들겠다고 해놓고 기업의 선의와 자발성에 맡긴 결과 30%밖에 조성되지 않았다"며 "내가 보기에는 그때 장난친 것 같다"면서 "수출액이나 수출 이익의 일정 비율을 의무적으로 부담하도록 했어야 했다. 개방으로 피해를 보는 농민과 국내 산업에 대한 보상을 확실하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약속한 기금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만큼 부족액을 정부 재정으로 보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농민들에게 1조원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지키지 못했다면 정부가 책임져야 하지 않겠느냐"며 "약 7000억원이 부족하다는데 최근 세수 상황도 괜찮으니 정부가 대신 책임지는 방법을 강구해 보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단순한 지원금 문제가 아니라 정부에 대한 신뢰의 문제"라며 농어촌특별세 증가분 등 다양한 재원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도 "농업인들은 개방 이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문법이 늘 비슷했지만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느낀다"며 "생산 기반 자체가 흔들리면 복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농민단체들과 대안을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처 업무보고에서 보고하고 있다. 2026.7.16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처 업무보고에서 보고하고 있다. 2026.7.16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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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업무보고에서는 최근 급등한 달걀 가격 안정 대책도 논의됐다. 정부는 공급 확대를 위해 달걀 2억3000만개를 수입하기로 했으며, 물량은 이미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송 장관은 "매주 수천만개씩 수입 달걀이 들어오고 있다"며 "시중에 상대적으로 싼 가격으로 공급되면서 가격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달걀 생산량은 하루 약 4900만개다. 수입 물량 2억3000만개는 국내 소비량 기준으로 약 4∼5일분에 해당한다. 절대 물량은 크지 않지만 국내 생산분에 추가로 공급되면서 가격 안정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송 장관은 "7월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적은 수준"이라며 "수입 물량이 더해지면 8월에는 전체 공급량이 지난해 8월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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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달걀 가격 상승은 겨울철 조류인플루엔자 피해에 따른 생산 감소와 다른 단백질 식품 가격 상승으로 달걀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대통령은 "국내 생산이 소폭 줄었는데도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농축산물 가격은 진폭이 큰 만큼 물가 안정을 위해 더욱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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