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관련 사건 '의무 보고'…시도청에서 지휘
경찰이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사건으로 불거진 수사 은폐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순환인사제 도입 등 대책을 발표했다. 수사 경찰들이 관련 정보를 유출하거나 주요 증거를 인멸하는 등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구조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행정안전부 장관이 발표한 경찰 수사 내부 비리 근절 및 민주적 통제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할 방침"이라며 "향후 제기되는 경찰 수사에 대한 어떤 외부 통제장치도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오른쪽)과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찰 수사 내부 비리 근절 및 민주적 통제 방안과 관련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먼저 연고지 유착을 근절하기 위한 순환인사제 도입 등 인사 제도를 쇄신하는 한편, 사건 관계인이 수사관서 근무자의 배우자 또는 직계 존비속일 경우 관서장 및 시도경찰청 지휘부에 의무 보고하도록 한다. 시도청은 사건을 직접 수사·지휘하거나 다른 관서로 이송하도록 조치한다.
아울러 국가경찰위원회에 경찰 수사에 대한 독립적인 감시·통제 기능을 전담할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를 설치한다. 민간인 출신으로 조사국장 및 조사관을 구성해 인권침해와 부실·불공정 수사, 보완수사 요구 미조치 등을 조사하게 할 방침이다. 조사국의 조사를 거쳐 위원회 심의·의결을 통해 결과가 확정되면, 위원회는 경찰청에 징계·인사조치 등을 요구한다.
이는 영국·호주 등 사례를 참고한 기구로, 국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규모는 100명 안팎이 될 전망이며 인력 구성·채용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기존 대책과의 차이를 묻는 말에 외부기구라는 점에서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경찰청은 기존에 발표했던 국가수사본부장 직속 내부비리수사대 신설, 내부비리 신고 포상금 확대 등 제도 활성화도 제시했다. 여기에 더해 변호사 사법경찰평가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감사원의 기존 행정감사를 수사정보 유출 등 비위에 대한 협력 감사로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검찰 폐지를 앞두고 논란 중인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는 향후 공소청의 보완수사 요구에도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울 경우 담당 검사가 수사팀 또는 수사관서의 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 공소시효 임박 땐 협의 대상 사건을 '모든 사건'으로 확대한다.
이 같은 방안들이 실효적으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경찰 내에서는 3만명이 넘는 수사경찰의 순환인사가 실제로 가능할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지금도 일선 경찰서장 또는 시도청 과장급에 보임되는 총경은 1년 주기로 전국 단위 인사를 돌고, 경정은 1~2년 주기로 인사 대상이 된다. 시도청마다 차이가 있지만, 경감 계급도 통상 4~5년 주기로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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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행은 순환인사제 운영 방안을 묻는 말에 "기존의 인사 주기라든지 경감이라 해도 수사팀장, 실무 담당 여부에 따라 달리 볼 것인지 등 인사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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