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1호 사업…1조 3천억 투입
에너지 생산지서 첨단산업 전력기지 도약
해상풍력·AI·반도체 연결하는 첫 실증사업
16일 착공한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단순한 재생에너지 사업이 아니다. 신안 앞바다에서 생산한 전력을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에 공급하는 '에너지 기반 성장모델'의 첫 실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전남은 전국 최대 발전지역이면서도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과 타 지역에 공급하는 역할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산업 육성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총사업비 3조4,000억 원이 투입되는 신안우이 해상풍력(390MW)은 2029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한다. 규모만 놓고 보면 국내 최대급 해상풍력이지만, 더 주목할 부분은 사업의 위치와 역할이다.
전남광주는 정부가 지정한 7.3GW(신안 3.7GW·진도 3.6GW) 규모 해상풍력 집적화단지의 핵심 지역이다. 여기에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추진하는 21GW 해상풍력 계획(2035년까지)이 현실화되면 신안과 서남해안은 국내 최대 재생에너지 생산기지로 자리 잡게 된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16일 신안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단지 착공식’에서 주요내빈들과 착공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제공
이는 최근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되는 896조 원 규모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와도 맞닿아 있다.
반도체 공장은 막대한 전력 소비가 필수적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경영 기준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공급 여부는 입지 선정의 핵심 조건으로 꼽힌다.
결국 신안우이 해상풍력은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사업이 아니라 미래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기 위한 '산업 인프라 사업'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번 사업이 국민성장펀드 1호 프로젝트로 선정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정부는 단순한 발전사업보다 산업 전환 효과에 주목했다. 실제로 국민성장펀드와 미래에너지펀드를 통해 전체 사업비의 약 40%인 1조3,000억 원이 투입된다. 정부가 단일 해상풍력 사업에 이 정도 규모의 정책금융을 지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
그동안 국내 해상풍력은 해외 기자재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신안우이 프로젝트는 터빈을 제외한 주요 기자재의 97%를 국산화했다. 해상변전소는 한화오션, 하부구조물은 현대스틸산업, 해저케이블은 LS전선이 담당한다.
이는 단순히 발전소 하나를 짓는 사업이 아니라 조선·철강·전선·건설 등 국내 제조업 전반을 연결하는 공급망 구축 사업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통합특별시 입장에서는 권역 균형발전 전략과도 연결된다.
광주권이 AI와 반도체 생산 거점이라면, 서남권은 재생에너지 생산기지 역할을 맡게 된다. 지금까지 반도체 클러스터 논의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껴온 목포·신안·영암·해남 등 서남권 지역이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390MW는 상징성이 큰 사업이지만 통합특별시가 목표로 하는 21GW의 출발점에 불과하다. 향후 송전망 구축과 주민 수용성 확보, 계통 연계 문제, 해상풍력 기자재 산업 육성 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에너지 수도' 구상 역시 속도를 내기 어렵다.
결국 이날 착공식의 의미는 풍력발전기 26기를 세우는 데만 있지 않다. 신안의 바람을 산업 경쟁력으로 전환해 AI와 반도체 시대의 전력 기반을 확보하려는 국가 전략이 실제 사업으로 구현되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신안우이 해상풍력의 성공 여부는 앞으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내세우는 '압도적 성장' 전략의 성패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민형배 시장은 "신안의 바람으로 생산한 깨끗한 전기가 인공지능(AI) 산업과 반도체 공장을 돌려 시민에게 양질의 일자리와 든든한 바람연금이라는 결실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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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2029년 1월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는 만큼, 통합특별시 차원에서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기업의 걸림돌 해소 등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수되도록 전폭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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