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 삼전닉스 코스피 비중 커진 탓"
대통령도 지적...16일 오후 F4 회의서 대책 논의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6일 국내 증시 변동성의 주범으로 지목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대책을 조만간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발표 시점이나 거래일시정지를 포함한 방안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당장 이날 오후 열리는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에서 윤곽이 나올 수 있을지 눈길을 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재정경재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금융위가 다 같이 모여 (레버리지 ETF 대책을) 협의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최근 증시 급등락 과정에서 레버리지 ETF 상품이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켜 사실상 국내 증시를 '베팅판'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6일 오전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6일 오전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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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여파 '인정'…"어느 정도냐가 문제"

금융당국 수장인 이 위원장은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원인으로 글로벌 반도체 변동성, 삼전닉스의 코스피 내 비중 확대를 꼽았다. 그는 "기본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변동성이 너무 커졌다"며 "반도체 사이클이 슈퍼 사이클로 빠르게 성장하고 주가도 많이 올랐다. 이와 관련된 기대, 우려가 매일 뉴스가 나올 때마다 교차하며 출렁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 시장이 반도체가 출렁일 때 영향을 받는 면적이 굉장히 커졌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5년6월말 22%, 작년 말 30%에서 지금은 52~53%까지 늘었고, 거기에 SK스퀘어, 삼성물산 등 관련주까지 합치면 60%"라고 지적했다.

이날 이 위원장은 지난 5월 삼전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가 변동성을 키우는 직접적인 요인이 됐다는 시장의 지적도 인정했다. 그는 "어느 정도냐의 문제"라며 "그런 부분까지 긴밀히 보면서 보완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의 순자산총액은 상장 첫날 5조 74억원에서 불과 한 달 만에 17조원을 돌파했으며 최근 조정을 거친 이후에도 10조원 이상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장 급락 시 더 팔고 오르면 더 사는 '숏감마 구조'가 변동성을 심화시키며 레버리지 출시 후 코스피 사이드카는 18번, 서킷브레이커는 5번 발동된 것으로 확인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업무보고에서 "(레버리지) ETF 때문에 시끄럽지 않으냐. 보완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하도록 하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일시거래정지' 검토 질문엔 답변 피해…대책 마련 쉽지 않을 듯

이 위원장은 레버리지 ETF 대책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일 변동성이 확인되는 상황에서 금융은 신뢰가 제일 중요하지 않냐는 지적에도 "빨리 내려고 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일시거래정지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텐데, 시장에 더 큰 부작용이 있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어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레버리지 ETF는) 고위험상품, 단기성 상품"이라며 "투자자 위험을 계속 말씀드렸다"고도 덧붙였다. 관련 대책 발표가 한번이 아닌, 여러 차례에 걸쳐 이뤄질 수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대책 발표 시 소상히 말씀드리겠다"며 "투자자 보호, 시장안정성 측면에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을 도입한 이유에 대해서는 "해외에선 되는데 국내에서 안 되는 부분, 주식 비대칭성이 있는 부분이었다"면서 "국내 투자자가 해외에서 하게 하느니 국내 제도권으로 돌려서 보다 투명하게 관리하고 투자자 보호도 강화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장의 눈길은 이날 오후 명동 은행회관에서 예정된 F4 회의에 쏠린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0일 "레버리지 ETF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F4 회의에서 면밀히 점검할 예정"이라며 "회의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해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 자리에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 위원장은 물론,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어떻게든 그때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나 반성한다"는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참석한다. 통상 F4 회의는 오전에 열리지만, 이날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의 일정으로 인해 오후로 조정됐다.


다만 제동장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이찬진 원장은 지난 13일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들(CEO)과의 간담회서도 명확한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후 금융투자협회와 주요 10개 증권사 CEO들이 긴급회의를 열고 현재 1000만원인 기본 예탁금 상향, 리밸런싱 거래 분산 등 자율적 투자자 보호 조치에 나서기로 했지만, 이 역시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예탁금 규모 자체가 커진데다, 규제안을 소급 적용하기도 쉽지 않은 탓이다. 레버리지 배수 조정 역시 상승장에서 수익률이 제한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현실화하기 어려운 카드로 지적된다. 


"금융사, 채무조정 적극 나서야" 주문

이날 인터뷰에서 이 위원장은 시장 변동성을 근본적으로 완화하기 위해선 장기투자 기반의 문화가 구축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 같은 경우도 외국인 장기자금이 안정적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연금,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등 장기로 분산 투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믿을 만한 기업들, 반도체 외에도 제2, 제3의 반도체 등을 산업정책을 통해 더 많이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주주가 단기투자를 하는 건 기업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라며 "주주가치 보호가 잘돼 기업 장기성장에 베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위원장은 금융회사가 채무조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도 주문했다. 그는 "어느 사회에나 실패로 인해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기반을 잃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들의 재기를 지원할 것인지, 아니면 끝까지 쫓아다닐 것인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채무를) 적절하고 질 수 있게 정리해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융의 기반을 넓혀 더 많은 사람들이 경제생활을 할 수 있어야 금융회사 역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록수 사태로 불거진 장기 채권 추심 논란과 관련해서는 금융회사의 도덕적 해이보다는 관리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상록수는 2003년 카드대란 사태 수습을 위해 설립된 부실채권 처리회사로, 장기 채권 추심을 이어오다 지난 5월 언론 보도로 논란이 불거졌다.


이 위원장은 "(이슈가 불거진 뒤) 20년 넘게 이어져 온 문제가 하루 만에 해결됐다"며 "금융기관도 최고 책임자가 관심을 가지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도덕적 해이의 문제가 아니라 관리의 문제"라고 거듭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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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에 대한 금융 지원 필요성도 밝혔다. 그는 "청년미래적금은 청년들이 종잣돈을 마련하는 첫 단계로 234만 명이 가입했다"며 "청년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들에게 1대1 재무상담을 제공하는 등 첫 출발을 할 때 힘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서 "직원들에게도 금융위가 기업간거래(B2B) 기관에서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기관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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