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법정 탐방로 무단출입 77% 급증
야영·취사·흡연…금지행위 잇따라
SNS 인증샷도 버젓이…단속 역부족

한라산 국립공원이 일부 등산객들의 불법 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출입이 금지된 비법정 탐방로를 통해 정상에 오르는 것은 물론 야영과 음주, 흡연, 취사까지 이어지면서 국립공원의 생태계와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라산에서 로프 달아 절벽 탐방.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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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열린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의 세계유산본부 업무보고에서는 한라산 국립공원의 불법행위 실태와 허술한 단속 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박지은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한라산 비법정 탐방로 산행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행정은 사실상 뒤쫓기식에 머물고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라산국립공원 공원보호 과태료 단속 현황을 보면 비탐방로 무단출입 적발 건수는 2023년 30건에서 2025년 53건으로 2년 새 77% 늘었다. 단속에 걸리지 않은 사례까지 고려하면 실제 불법 산행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취사·흡연에 '용변 민폐'까지…SNS 타고 퍼지는 불법 산행

불법행위도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라산에서는 야영과 취사, 흡연 등 금지행위가 잇따랐다. 눈 덮인 산에서 스키를 타는 황당한 사례도 있었다. 올해 2월에는 정상 부근에서 용변을 보는 탐방객까지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일부는 절벽에 줄을 매달고 하산하기도 해 암벽 붕괴로 인해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분별한 출입으로 한라산 훼손도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는 불법 산행이 온라인에서 '인증 문화'처럼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박 의원은 "블로그,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불법으로 한라산을 오른 경험을 소개하거나 자랑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며 "백록담에 들어가 물을 떠먹고, 절벽에서 위험천만하게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며 한라산의 불법행위 실태를 지적했다.


이어 "불법행위를 담은 유튜브 영상 등이 확산할 경우 SNS 플랫폼에 삭제를 요청하는 등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라산 백록담에서 물 떠마시는 탐방객. 연합뉴스

한라산 백록담에서 물 떠마시는 탐방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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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태료 20만원으론 역부족…"현장 인력·무인단속기 총동원"

한라산국립공원은 CCTV 설치와 드론 순찰 등을 확대하고 있지만 단속은 여전히 쉽지 않다. 불법 등반객들은 관리 인력이 없는 새벽 1~2시에 입산한 뒤 정상 서릉과 혈망봉, 백록담 일대에서 일출을 감상하고 하산하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자연공원법에 따라 비법정 탐방로 출입 등 위반행위에는 과태료 20만원이 부과된다. 그러나 일부 등반객들은 이를 '감수할 만한 비용' 정도로 여기며 불법 산행을 반복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게 도의회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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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식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장은 "현장 인력은 물론 무인단속기와 드론 등을 활용해 한라산 내 불법행위 단속을 강화하겠다"며 "법령 중 가장 강력한 처벌을 할 수 있는 조항으로 단속하고, 필요하면 고발 조치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영 인턴기자 zero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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