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이 숨 가쁘게 일해도 최저임금 근로자보다 못 버는 것이 현주소"라는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의 말은 우리나라 영세 소상공인이 처해 있는 엄연한 현실을 되짚게 한다. 2024년 기준 소상공인의 월평균 수익은 191만원에 불과하다. 월 83만원도 못 버는 사업체가 절반에 육박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용을 줄이고 스스로 일하는 시간을 늘리는 소상공인이 부지기수다. 그러다 버티지 못하고 끝내 폐업을 선택한 이들이 한 해 100만명을 넘어섰다.
2027년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이 현실이 충분히 반영됐는지 의문이다. 최저임금이 3.7% 올라서가 아니다. 구조적인 모순을 해결할 방법으로 제시됐던 업종별 구분 적용이 무산돼서다. 최저임금법 제4조 1항에는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하여 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업종별 구분 적용이 법적으로 가능한 데도 제도 시행 첫해인 1988년에만 한시적으로 차등 적용을 했고 이후엔 노동계 반발 등으로 단일 최저임금 체제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노동계가 업종별 구분 적용을 반대하는 것은 노동자 차별을 제도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구분 적용이 여성이나 청년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고착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올해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일부 음식점업에 대한 시범 적용과 해당 업종의 최저임금 인상률을 일반 인상률의 2분의 1로 적용하되, 업종 간 격차는 최대 10% 이내로 제한하자는 제안까지 나왔다. 하지만 완고한 반대에 부딪혀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은 매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논의되지만 노사가 첨예하게 맞서는 쟁점인 만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표결에 부쳐져 왔다. 근로자·사용자위원 9명씩 각각 반대와 찬성을 한다고 가정하면 공익위원 9명이 사실상 결정하는 구조다. 한계 상황에 직면한 취약 업종 소상공인의 운명이 교수·연구원 등의 손에 결정되는 일이 매년 반복돼 온 셈이다. 그러는 사이 지불 능력이 없어 폐업 위기에 내몰리는 소상공인은 늘어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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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현실을 온전히 담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현장에선 최저임금 인상보다는 업종별 현실을 반영할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저임금은 모든 소상공인을 짓누르지만 무게는 업종별로 다르다. 소상공인연합회의 최근 조사에선 업종별로 커피숍, 제조업, 이·미용실 순으로 최저임금 지불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도 이번 결정에 앞서 "올해 하반기 고용노동부에 제도개선 추진단을 설치하고 현행 최저임금 제도 가운데 적용 대상, 결정 기준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연구한 후 종합적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공은 정부로 넘어갔다. 아르바이트보다 못 버는 영세 소상공인의 현실을 들여다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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