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일본 측 권고 이행, 충분치 않아"…2년 뒤 유산위서 재검토

과거 일본 정부에 의해 강제노역에 시달리던 한국인들이 희생된 현장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지 만 2년이 지났으나, 일본 정부가 등재 당시 약속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유산위원회(유산위)는 "유산의 전체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재차 권고했다. 여기서 '전체 역사'란 일본 측에서 회피해 온 '한국인 강제동원'이란 역사적 사실을 아우르는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인 강제노역 현장 '사도광산'. 연합뉴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인 강제노역 현장 '사도광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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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유산위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사도광산 의제 관련 결정문을 공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일본이 유산위에 제출한 보존현황보고서(SOC)에 대한 유산위 차원의 검토 의견 격이다. 유산위는 결정문에서 유산에 대한 해설 및 전시 전략에서 '광산 개발의 모든 시기를 아우르는 유산의 전체 역사를 어떻게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지'에 대해 보다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관련 진전 사항을 세계유산센터에 정기적으로 알리고, 관련 당사국(한국)과도 긴밀히 협의하라고 권고했다.

또 내년 12월1일까지 관련 이행상황이 담긴 SOC 보고서를 업데이트해 제출하라고 요구하며, 이를 2028년 열리는 유산위에서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측의 미흡한 이행과제에 대한 점검 기간이 2년 더 연장된 셈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는 사도광산 관련 강제동원을 포함한 전체역사가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며 "(유산위 결정문) 내용은 일본 측의 권고 이행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우리측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일본 측이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당시 약속을 충분히 이행하도록 유네스코 사무국 및 관계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유산위는 일본이 세계유산 등재 직후 니카타현 사도광산 인근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 당시 한국인 노동자 관련 전시실을 설치하는 등 일부 진전을 보인 데 대해서는 "환영한다"고 밝혔다. 특히 '등재 당시 위원회가 제시한 권고사항의 대부분을 이행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해당 결정문은 오는 19일부터 부산에서 개최되는 제48차 유산위에서 검토한 뒤 21개 회원국 합의를 거쳐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인도에서 개최된 제46차 유산위 당시 위원회는 일본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했다. 당시 윤석열 정부는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현장에 반영하라'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권고를 일본이 성실히 이행한다는 전제로 여기에 동의했다.


그러나 만 2년이 지나도록 일본은 사도광산 현장에 당시 강제적으로 이뤄진 한국인 노역에 대한 문구를 현장 시설 설명 문구 등에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사도광산에서 희생된 한국인 노동자를 위한 추도식도 2년째 양국 정부가 각각 개최하는 '반쪽짜리'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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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유산위의 거듭된 권고와 한국 정부의 요청에도, 일본이 적극적으로 약속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별도로 강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역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건수가 1000여건 이상인데, 이 중 등재가 취소된 사례는 3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강제동원 역사를 끝내 인정하지 않더라도 사실상 세계유산 등재 취소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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