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키운 단일종목 레버리지
당국, 환율·선택지 배경 급히 추진
업계선 "나오면 안 됐다" 자조
숙고 통해 해결책 마련해야
"애초부터 나오면 안 될 상품이었어요."
단일종목 레버리지 이야기를 꺼내자 업계 관계자가 꺼낸 한 마디다. 지난 5월 금융당국의 주도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대거 상장된 뒤 시장의 반응은 우려와 비판으로 가득 차 있다. 운용업계 현장의 목소리는 명확하다. 이 상품은 탄생부터가 잘못 꿴 첫 단추였다는 지적이다.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극에 달하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들은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뇌관으로 작동했다. 기초자산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흔들릴 때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그 폭을 키웠다. 장 급락 시 더 팔고 오르면 더 사는 '숏감마 구조'가 변동성을 심화시켰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출시 후 코스피 사이드카는 18번, 서킷브레이커는 5번 발동됐다. 약 1개월 반 동안 올해 발동된 변동성 완화장치 절반 이상이 몰린 것이다.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 배경으로 서학 개미들이 국내로 돌아올 선택지를 만들고, 환율을 안정시킨다는 명목을 내세웠다. 지난 4월 말 시행령 개정을 거친 뒤 5월27일 16개 종목 동시 상장까지 쉴 틈 없이 진행됐다. 정작 효과는 미미했고 부작용은 큰 결과물을 당국도 받아들였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당시 급하게 준비했던 것이 맞다"며 "어떻게든 그때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나 반성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낙관적인 증시 전망 속 한국 증시 고유의 특성과 상품의 위험성에 대해 고찰이 부족했다. 이미 특정 주도주 과점이 심한 시장에, 개인 투자자의 레버리지·인버스 ETF 쏠림까지 명확한데도 위험성을 극대화시키는 상품을 내놨다. 투자자를 위한 안전장치마저 지수·테마형 레버리지 교육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본예탁금 1000만원은 기존 레버리지와 동일하고, 온라인 교육 이수 1시간이 추가됐을 뿐이다.
'단기 투자 목적으로만 활용하라'는 당국의 경고는 '단타판'이라는 분위기로 변질했다. 극심하게 기울거나 치솟는 장세에서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고 관망하거나, 순환매를 노리는 모습은 보기 어려워졌다. '한탕'을 위해 인버스·레버리지 매매 반복하는 모양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후 지난 14일까지 ETF 평균 거래대금이 가장 높은 종목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로, 4조2851억원을 기록했다. 4~7위 역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차지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20,000,000,000,000,000원 넘어선 재산…'돈벼락' ...
"상장 폐지가 답입니다". 한 자산운용사 ETF 담당자의 뼈아픈 실토다. 그만큼 현재의 문제를 풀기 어렵다는 말일 테다. 당국은 증권사, 운용사 CEO와 실무진들을 불러 모아 기본 예탁금 상향 등 자율적인 투자자 보호 조처를 추진하기로 했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업무보고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보완대책을 잘, 신속하게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상품이 '신속하게' 만들어진 만큼 지금 방점을 찍어야 할 것은 '잘 마련된 대책'이다. 금융당국이 숙고를 통해 시장 체질을 고려한 대책을 내놓길 기대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