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과목 줄이고 문화소통 교육 강화
AI 시대 맞아 교육과정 개편
중국의 한 대학이 인공지능(AI) 번역 기술이 언어 장벽을 허물 것이라며 기존 대학 영어 수업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선전이공대학교는 기존 영어 강의를 없애고 문화 소통(intercultural communication) 역량을 키우는 수업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영어 과목 단계적 폐지…문화 소통 수업 위주로"
새로운 교과 과정은 학생들이 중국과 서양 문화를 모두 이해하고 외국인과 자신감 있고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자오웨이 교무처장은 지난 2일 대학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된 영상에서 "2026년에 우리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실험적인 교육과정을 적용받게 될 것"이라며 "대학 영어 과목을 점진적으로 폐지하고 문화 간 소통 과목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실시간 번역 기술의 발전으로 언어 장벽이 사실상 낮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자오 처장은 "요즘은 영어를 전혀 몰라도 된다"며 "상대가 영어로 말하면 내 이어폰에는 중국어 번역이 들리고, 내가 중국어로 말하면 상대 이어폰에는 스페인어 번역이 전달될 수도 있다. 실시간 번역 기술은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자오 처장은 "비즈니스 협상이나 문화 교류에는 AI가 가르칠 수 없는 인간의 판단력과 공감 능력, 문화적 예절이 필요하다"며 "학생들에게 동서양 문화를 가르쳐 외국인과 적절하고 합리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해야 비즈니스도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시대…中 대학, 영어 교육 개편 논의
중국 대학계에서는 AI 시대를 맞아 대학 영어 교육을 어떻게 개편할지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말 후난성에서 열린 외국어 교육 개혁 세미나에서 허쉬후이 중난대 부총장은 현재 대학 교육이 두 가지 큰 변화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00년 이후 출생한 학생들이 이전 세대보다 기본적인 외국어 실력이 높아졌고,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교육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카오대 인문학부 부학장인 리더펑 교수도 AI 시대 외국어 교육은 단순히 언어 능력을 가르치는 수준을 넘어 ▲언어 능력 ▲문화 간 소통 능력 ▲비판적 사고 ▲AI 활용 능력 등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재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원디 중난대 교수 역시 중국 고전을 외국어 교육 과정에 포함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와 문화적 자신감, 국제적 소통 능력을 함께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미 중국에서는 대학 영어 과목의 학점을 크게 줄이거나, 한때 졸업 필수 조건이었던 영어 자격시험을 폐지하는 대학도 늘어나고 있다. 그간 많은 중국 대학은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 영어시험인 대학영어시험(CET·College English Test) 합격을 졸업 요건으로 요구해왔으나 시안교통대학교는 2023년 9월부터 CET 성적을 졸업 필수 조건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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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이 같은 방향은 중국 정부가 강조하는 문화적 자신감과 국가의 소프트파워 강화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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