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관/호남취재본부장

김우관 아시아경제호남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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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이 벌써 3주째다. 두 지역이 분리된 지 40년 만의 대통합이다. 역사적 사건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분명한 것은 통합 초기 특유의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형식적인 변화부터 눈에 띈다. 청사는 3개로 늘어난 반면, 의회는 하나로 통합됐다. 행정 통합 절차는 진행되고 있지만 명쾌하다는 느낌을 주진 못한다. 당장 서둘러야 할 조직개편과 인사는 더디기만 한 채 뒷말만 무성하다.

바야흐로 민선 9기 민형배 통합특별시장의 시대가 열렸다. 민 시장의 정치·행정적 체급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장관급 지위와 함께 '국무회의 참석 권한'이 주어졌다. 중앙정부의 의사결정 과정에 지역의 목소리를 직접 반영할 수 있는 강력한 통로를 확보한 것이다. 그만큼 민 시장의 책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막강하다. 민 시장 역시 당선 직후 인터뷰에서 "잠이 오지 않을 정도"라며 험난한 여정을 스스로 예고하기도 했다.


흔히 정치권에서는 새로 출범한 정부나 자치단체의 집권 초기를 '허니문 기간'이라 부른다. 신혼여행의 달콤함에 빗대어, 새 출발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시간이다. 이 기간은 대개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정도 주어지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이는 무한한 배려가 아니다. "새 출발이니 일단 지켜볼 테니 어디 한번 능력을 보여보라"며 눈감아주는 '냉정한 유예기간'에 가깝다.

민 시장 역시 지금 시민들이 허락해 준 귀한 허니문 기간을 지나고 있다. 이 기간에 민 시장이 풀어야 할 과제는 첩첩산중이다. 그렇기에 시민들은 민 시장이 좌고우면하지 않고 난제들을 돌파해 주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위임받은 막강한 권한을 지역 현안 해결에 아낌없이 쏟아붓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민 시장의 행보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인상을 준다. 민선 8기 지역 최대 현안이었던 '전남 국립의대 유치' 문제가 대표적이다. 민 시장은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가 제시한 절충안을 양 대학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중재에서 손을 떼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결국 목포대는 안을 수용했으나 순천대는 거부하면서, 의대 신설 문제는 돌파구를 찾기는커녕 무산 위기에 직면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본질을 꿰뚫어야 한다. 의대 문제는 1990년대부터 서남권의 열악한 의료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해묵은 과제다. 그러나 이 본질이 지역 균형발전 논리와 결부되면서 원점으로 회귀할 처지에 놓였다. 민 시장은 최근 타운홀 미팅에서 "행정이 깊이 개입한 탓"이라 언급해 적절성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책임 회피가 아닌 과감한 결단이다.


또 다른 아쉬움은 현재 진행 중인 부시장 두 명의 공모 과정이다. 규정상 네 명의 부시장 중 두 명의 임명권은 온전히 시장의 몫이다. 자신이 호흡을 맞춰 일할 적임자를 찾아 시민들 앞에 당당히 임명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민 시장은 책임자이면서도 '시민 공모제'라는 우회로를 선택했다. 시민과의 소통이라는 의도는 이해하나, 일견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너무 돌다리만 두드리는 모양새로 비친다.


쓸데없는 논란으로 허니문이라는 황금 같은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없다. 공모제 형식 때문에 벌써 잡음이 무성하다. 순수한 취지로 시작된 제도가 정치적 각축장으로 변질되며 남길 후유증을 어떻게 감당할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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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시장에게 고언한다. 시민 참여가 필수적인 장기 과제에는 공을 들여 의견을 물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시장으로서 위임받은 권한에 대해서는 책임과 소신을 갖고 행사하는 것이 시민들이 바라는 진짜 '리더십'이다. 허니문 기간은 금방 지나간다. 지금 민 시장에게 필요한 것은 눈치 보기가 아니라, 책임지는 '선택과 집중'이다.


호남취재본부 김우관 기자 woogwan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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