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은 34세, 주택은 39세…정부도 제각각인 '청년' 기준
취업·결혼·출산 늦어진 현실…청년정책은 복지가 아닌 성장전략
34세냐 39세냐보다 중요한 것은 '청년'을 다시 정의하는 일

[시시비비] 정책은 34세, 현실은 39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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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자산 형성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청년미래적금'이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가입 신청자는 234만명을 넘어섰다. 월 최대 50만원씩 3년간 저축하면 정부 지원과 비과세 혜택을 더해 2200만원이 넘는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다만 가입 대상은 만 19~34세다. 반면 서울시 대표 주거정책인 청년안심주택은 만 19~39세까지 입주할 수 있다. 취업 준비와 학업, 결혼, 독립이 늦어진 현실을 반영해 30대 후반도 청년 주거 취약계층으로 본 것이다. 서울시는 청년 일자리 관련 조례의 연령 상한을 39세 이하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하반기 '청년 미취업자 중소기업 취업 지원에 관한 조례' 연령 기준을 기존의 29세에서 39세로 개정할 계획이다.


정부 부처도 하나의 기준을 갖고 있지는 않다. 고용노동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은 대부분 34세 이하가 기준이고, 청년고용의무제는 만 15~34세가 대상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청년 창업지원은 39세 이하 등이 혼재돼 있다. 청년기본법은 청년을 19~34세로 규정하지만 전국 광역자치단체 대부분은 이미 39세를 청년으로 인정한다. 강원과 통합 전 전남은 45세, 일부 기초 지방자치단체는 49세까지 청년으로 본다. 같은 사람인데 중앙정부에서는 청년이 아니고 지방에서는 청년인 셈이다.

청년정책은 복지정책이 아니라 성장정책이다. 청년의 취업이 늦어지면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고, 이는 다시 노동력 감소와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올해 48개 중앙행정기관의 청년 관련 사업은 총 389개 과제, 예산은 29조9000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내년까지 최대 10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반도체 추가 세수를 미래대응기금으로 조성해 3대 메가 프로젝트, 청년 문제 해결 등에 사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정책의 출발점인 '청년'의 정의는 34세에 머물러 있다. 현실과 정책의 시간차가 커질수록 정책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1000만명이 넘는 청년은 5년 뒤 1000만명 아래로 내려가고 2060년에는 절반 이상(482만명) 줄어든다. 정부도 이를 인정했다. 국무조정실은 청년기본법상 19~34세 기준을 현실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는지 연구용역에 착수했고, 현행 유지와 연령 상향, 정책 목적별 탄력 운영 등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청년 연령을 39세까지 상향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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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청년 연령을 올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39세로 상향하면 청년버팀목 전세대출 대상자가 약 320만명 늘고 6조6000억원 이상 재정이 더 든다. 정작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대 지원이 약해질 수도 있다. 정년 연장, 법정 노인 연령 상향 논의와도 맞물려 있는 문제다. 중요한 것은 청년의 나이를 몇 살까지로 정할 것인지가 아니다. 청년을 어떤 정책 대상으로 볼 것인지 다시 정의하는 일이다. 정부도 '청년에게 무엇을 더 줄 것인가'보다 청년이 기성세대와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과 주거, 교육, 창업 등 구조적 여건을 바꾸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경호 경제부장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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