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이익 환수 논란 속 "기업 이익은 AI 투자 재원"
"R&D·인재양성으로 이어져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5일 서울 영등포구 SK증권빌딩에서 열린 'AI 시대의 기업 투자와 노동의 미래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5일 서울 영등포구 SK증권빌딩에서 열린 'AI 시대의 기업 투자와 노동의 미래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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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인공지능(AI) 시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과제로 '기업의 미래 투자'와 '노동·노사문화 혁신'을 제시하며,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기업 초과이익 환수 논의에 우회적으로 선을 그었다. 기업이 거둔 이익은 반도체와 AI 등 미래 산업에 재투자돼야 하며, 노동시장 역시 산업화 시대의 제도에서 벗어나 AI 시대에 맞는 유연성과 안정성을 함께 갖춰야 한다 것이다.


김 장관은 15일 서울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에서 열린 'AI 시대의 기업 투자와 노동의 미래' 토론회에서 "인공지능(AI) 시대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업의 미래 투자 확대와 노동제도 혁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기업 이익은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로 이어져야 하고, 산업화 시대에 머물러 있는 노사 문화와 노동제도 역시 AI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 하나가 아니라 기업의 경쟁방식과 산업구조, 노동의 개념, 국가 경쟁력의 기준까지 다시 쓰고 있다"며 "지금 세계가 벌이고 있는 AI 경쟁은 새로운 기술을 누가 개발하느냐의 경쟁이 아니라 앞으로 수십 년간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누가 가져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경쟁"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AI 혁명 시대 대한민국이 풀어야 할 세 가지 과제로 ▲기업은 무엇에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가 ▲노동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노사관계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를 제시했다.

우선 기업을 향해서는 미래를 위한 과감한 재투자를 주문했다. 김 장관은 "AI 혁명은 반도체 공장, AI 데이터센터, 전력망, 첨단 제조시설, 연구개발(R&D), 인재 양성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투자를 요구한다"며 "오늘의 이익은 내일의 반도체 공장이 되고 AI 데이터센터가 돼야 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성경 속 '요셉의 7년 풍년과 7년 흉년' 이야기를 언급하며 "풍년은 즐기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1970년대 북해유전 개발 이후 충분한 생산적 투자를 하지 못해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된 영국 사례를 소개하며 "한 시대의 횡재가 다음 시대의 경쟁력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그 부는 오래가지 못한다. 오늘 우리 반도체 산업이 거두는 막대한 이익도 일시적 성과로 소비할 것이 아니라 AI 시대를 준비하는 투자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근로시간 중심'에서 '생산성과 적응력 중심'으로의 전환을 주문했다. 그는 "AI 시대 노동의 경쟁력은 얼마나 오래 일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AI와 함께 일할 수 있느냐, 얼마나 빠르게 배우고 변화할 수 있느냐에서 결정된다"며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과거의 일하는 방식이 아니라 미래의 일자리"라고 말했다.


노사관계에 대해서도 기존의 대립 구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에는 속도가 경쟁력이고 그 속도는 신뢰에서 나온다"며 "노사문화는 '누가 더 많이 가져갈 것인가'를 경쟁하는 문화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더 크게 성장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문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에는 혁신의 유연성을, 노동자에게는 삶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유연안정성(Flexicurity)' 모델을 새로운 사회적 합의로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기업 이익 활용과 노동제도 개편 필요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공감대도 이어졌다. 주제발표를 맡은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초과이익을 기준으로 기업 이익을 배분하려는 방식은 기업 혁신역량을 약화시키고 사회적 혼란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이 필수적이고 투자 실패 위험도 큰 산업"이라며 "기업 이익은 미래 성장을 위한 재투자 재원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욱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산업화 시대에 마련된 현행 노동법제가 AI·반도체 패권 경쟁이라는 속도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유연한 인력 운용을 지원하는 동시에 재교육과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유연안정성' 모델로 노동제도가 발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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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토론에서도 기업 투자 여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전윤종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은 "기업 이익은 위험을 감수하고 글로벌 혁신에 과감히 투자한 결과"라며 "특별목적세와 같은 방식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시대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기업이 확보한 이익이 다시 미래 산업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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