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가족 몸보신 하려면 10만원?…살 떨리는 물가에 보양식도 '가성비 전쟁'
서울 삼계탕 평균 1만 8154원
대형마트·편의점, 수천원대 간편 보양식 인기
2030세대는 가볍고 실속 있는 한 끼 선호
본격적인 무더위의 시작을 알리는 초복인 15일, 삼계탕집 앞에는 이른 시간부터 몸보신을 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러나 한 그릇에 2만원 안팎까지 오른 가격에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15일 연합뉴스TV는 초복을 맞은 가운데 서울 지역 삼계탕 한 그릇 평균 가격은 1만 8000원을 넘기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 시민은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삼계탕 한 그릇이 2만2000원"이라며 "외식 물가가 너무 비싸 선뜻 먹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서울지역 삼계탕 한 그릇 평균 가격은 1만 8154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1만4077원과 비교하면 5년 사이 4077원, 약 29% 오른 가격이다. 일부 유명 삼계탕 전문점에서는 기본 메뉴도 2만원을 넘어섰다. 가족 네 명이 삼계탕을 먹고 음료나 별도 메뉴를 주문하면 한 끼 외식비가 10만원에 육박할 수 있는 셈이다.
고물가에 보양식 밀키트 찾는 소비자 늘어
삼계탕 가격이 오른 데에는 닭고기뿐 아니라 찹쌀과 마늘, 대추, 수삼 등 부재료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인건비와 임차료, 전기·가스요금 등 음식점 운영비가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원재료 가격보다 외식 가격이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고물가에 무더운 날씨까지 겹치면서 직접 불을 사용해 삼계탕을 끓이기보다 가정간편식이나 밀키트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전통시장이나 마트에서 닭과 찹쌀, 마늘 등 식자재를 직접 구입하면 전문점보다 비용을 아낄 수 있지만, 장시간 불 앞에서 조리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꼽힌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초복을 앞두고 4000원대 행사 상품을 비롯한 간편식 삼계탕을 보양식 판매대 전면에 배치했다.
포장지를 뜯어 냄비나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되는 데다 전문점 외식비의 절반 이하 가격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1인 가구나 맞벌이 부부, 직장인에게는 남는 재료와 설거지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한다. 편의점들도 복날 특수 잡기에 뛰어들었다. 기존의 냉장 삼계탕과 반계탕뿐 아니라 장어와 훈제오리, 전복 등 고급 보양 식자재를 도시락과 삼각김밥, 햄버거, 샌드위치 형태로 재해석한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비싼 삼계탕 대신" 20·30세대는 샐러드나 간편식 인기
이 가운데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복날이라고 반드시 뜨겁고 기름진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인식도 약해지고 있다. 가격이 비싼 삼계탕 대신 닭가슴살 샐러드와 구운 달걀, 단백질 음료 등 비교적 가볍고 간편한 메뉴로 한 끼를 해결하는 모습이다. 샐러드는 닭고기와 달걀 등을 곁들이면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고, 별도의 조리 없이 바로 먹을 수 있어 젊은 직장인과 1인 가구가 식사 대용으로 찾는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전통적인 보양식보다 열량과 나트륨 부담이 적고 자신의 식단과 운동 계획에 맞춰 재료를 고를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고물가로 점심 지출을 줄이려는 2030 직장인이 늘어나는 가운데 편의점 샐러드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CU의 샐러드 매출은 2023년 22.5%, 2024년 25.1%, 2025년 18.8% 증가해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2025년 매출은 2023년과 비교해 약 48.6% 늘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도 '보양식은 뜨겁고 비싸다'는 기존 공식을 벗어나고 있다. 삼계탕뿐 아니라 초계 국수와 닭가슴살 샐러드, 장어덮밥, 오리 도시락 등 가격대와 조리 방식이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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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복날은 24절기가 아니라 하지와 입추, 경일을 기준으로 정하는 잡절이다. 초복은 하지 뒤 세 번째 경일, 중복은 네 번째 경일, 말복은 입추 뒤 첫 번째 경일이다. 올해 초복은 7월 15일이며 중복은 7월 25일, 말복은 8월 14일이다. 초복과 중복은 10일 간격이지만 중복과 말복 사이는 20일 벌어진다. 이처럼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인 해를 '월복'이라고 부른다.
복날 보양식의 모습은 달라지고 있지만, 무더위에 건강을 챙기려는 목적은 그대로다. 전문가들은 특정한 고열량 음식을 한 번 먹는 것보다 평소 단백질과 채소를 고르게 섭취하고 충분한 수분과 수면을 챙기는 것이 여름철 체력 관리에 더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치솟은 외식 물가 속에서 올해 초복 밥상은 전문점 삼계탕부터 간편식, 편의점 도시락, 샐러드까지 한층 다양해졌다. '무엇을 먹느냐'뿐 아니라 가격과 조리 시간, 건강까지 따지는 실속형 소비가 복날 풍경도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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