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필요 없네" 월 80만원 아끼고 성적 '쑥'…소문 들은 학부모들 '우르르'
교육부·EBS·포천시, 소흘 두런두런센터 운영
"학원·사설 독서실보다 만족도 높아"
자기주도센터, 사교육 부담 경감 대안으로 주목
"학원 한 번 다녀본 적 없는데 이번 기말고사에서 평균 성적이 15점 올랐어요."
지난 13일 경기 포천의 소흘 두런두런 센터에서 만난 정서인(15)양은 "센터에서 혼자 공부하는 방법을 익힌 뒤 평균 60점대였던 점수가 75점으로 올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양은 학교 수업을 마친 뒤 매주 3회씩 센터에서 2~3시간씩 자습한다. 휴식 시간을 제외한 순공부 시간이다. 센터 이용학생 60명 중 상위 10명의 일평균 순공부 시간은 3시간이었다. 전용수 EBS 자기주도학습센터장은 "센터 이용 학생 80%가량의 성적이 올랐다"고 말했다.
올 1월 문을 연 소흘 두런두런 센터는 교육부가 지난해 9월부터 전국에 조성 중인 자기주도학습센터 중 하나다. 지역별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공교육과 연계한 양질의 EBS 교육 콘텐츠를 제공해 다양한 학습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장에서는 이 같은 취지에 더해 사교육 부담을 낮추고 자기주도 학습을 정착시키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3일 소흘 두런두런 센터에서 학생들이 칸막이로 나뉜 책상에서 각자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 이곳의 정원은 총 60명이지만, 최근 입소문을 타고 대기 인원이 늘면서 30여명이 입소를 기다리고 있다. 오주연 기자
이날 신축 아파트 단지 내 위치한 소흘 두런두런 센터에서는 칸막이로 나뉜 책상에서 학생들이 저마다 이어폰을 낀 채 공부에 집중하고 있었다. 정원은 총 60명으로, 초등학교 5학년부터 이용할 수 있다. 이날 학생들은 학교 수업 후 센터에 오기 시작해 저녁 6시 30분께가 되자 빈 좌석 없이 자리를 채웠다.
센터는 일반 사설 관리형 독서실처럼 열람실과 학습공간, 상담실, 휴게공간 등으로 구분됐다. 학생들은 등원하면 가장 먼저 휴대폰을 맡기고, 그날 공부할 계획을 짜서 플래너에 적는다. 이후 학생 수준에 맞춰 AI가 추천하는 'EBS AI 단추(단계별 추천) 문제'를 매일 15문제씩 푼다. 틀린 문제는 AI(인공지능)가 다른 형식으로 바꿔 재출제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이 과정을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본인이 취약한 부분을 반복 학습하게 된다. 이후에는 EBS 강의를 듣거나 학교 숙제를 하는 등 원하는 공부를 하면 된다. EBS 인터넷 강의와 교재는 센터에서 제공하며 비용은 전액 무료다.
이곳에는 코디네이터(학습 관리자) 2명이 상주해 학생들의 공부 습관도 관리해준다. 매주 20~30분씩 상담을 통해 학습계획과 공부법을 점검해, 학생들이 '자기주도'라는 명목으로 방치되지는 않도록 했다.
소흘센터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성적보다 학습 시간의 절대량이다. 매달 가장 오래 공부한 학생 10명을 뽑아 상품권을 준다. 출석 시간과 순공부 시간은 모두 데이터로 관리된다. 학생들은 최소 주 3회 이상, 하루 2시간 이상 공부해야 계속 이용할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은 자연스럽게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임영조씨는 "국어와 수학 학원을 모두 끊고 영어 과외만 남겼다"며 "한 달 학원비만 약 55만원 줄었다"고 말했다. 센터에서 사설 관리형 독서실 효과까지 누린다는 점에서 보면 사교육비로 매월 80만원 이상은 아끼고 있는 셈이다. 임씨는 "학원을 끊었는데도 수학 성적은 오히려 조금씩 계속 올라가고 있고, 암기 과목에서도 1등급이 나왔다"며 "예전에는 학원에 다녀온 것만으로 '오늘 공부는 끝났다'고 여겼는데, 지금은 스스로 계획 세워 자기 공부를 하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유사랑(15)양은 매일 플래너에 기록하는 공부 계획표를 내보였다. 유 양은 "학원보다 센터에서 혼자 공부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게 됐다"며 "더 이상 학원은 다니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유 양의 어머니 석은정씨는 "영어 기초도 부족했던 아이였는데 센터에서 공부하면서 수행평가 만점을 받았다"며 "자기주도학습을 통한 성취의 기쁨을 알게 된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학생 만족도는 대기인원에서도 나타난다. 소흘센터에 입소하려고 기다리는 학생은 현재 30명 안팎에 달한다. 많을 때는 40명까지 대기자가 생기기도 했다.
포천 자기주도학습센터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플래너 작성'으로 가장 큰 효과를 봤다고 입을 모았다. 스스로 계획을 짜고 실천하면서 성적이 올랐다고 했다. 사진은 유사랑(15)양이 스터디 플래너에 적은 일일 공부 계획표 중 일부. 오주연 기자플래너에 공부 계획을 적어 실천하고 성취하는 기쁨을 알게 된 것 같다"고 흡족해 했다.
원본보기 아이콘센터 이용 수요가 늘면서 포천시도 자체 예산을 쏟으며 자기주도학습센터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동거리가 먼 학생들을 위해 호출형 미니버스인 '포우리'도 만들었다. 포천시는 올해 안에 센터를 2곳 추가해 모두 9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강훈 포천시 교육협력팀장은 "교육 여건 때문에 의정부나 서울 노원구 중계동 등으로 전출되는 사례가 많았다"며 "자기주도학습센터에 대한 학부모 만족도가 매우 높아 인구 유출 현상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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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학습센터는 교육부가 사업을 총괄하고, 교육청·지자체가 시설 구축·관리를 맡으며, EBS가 학습 코디네이터 운영과 학습 프로그램을 담당한다. 학기 중에는 평일 오후 3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주말과 방학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연다. 교육부는 지난해 48곳을 개소한 데 이어 올해 52곳을 추가해 전국 100곳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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