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강제수사…지휘부 수사 개입 규명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 사건의 부실 수사와 경찰 내부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광주경찰청 지휘부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7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광산경찰서에서 광주지검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광산경찰서에서 광주지검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15일 광주지검 등에 따르면 광주지검은 이날 오전부터 광주경찰청 내 주요 지휘관 사무실과 강력계 등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검찰이 이 사건과 관련해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지난 7일과 10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검찰은 장윤기 사건의 수사 지휘 계통에 있던 광주경찰청 강력계장, 형사과장, 수사부장, 청장 등의 의사결정 과정 전반을 확인할 수 있는 문서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검찰은 이미 대기발령 조처된 전 광산경찰서장(경무관)과 당시 형사과장(경정)을 공무상비밀누설 및 증거인멸 방조 혐의로 입건한 상태로,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상급 기관인 광주경찰청 지휘부가 해당 수사 과정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세밀히 규명할 방침이다.

같은 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장윤기 살인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은 증거인멸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된 당시 광산경찰서 강력팀장 A 경감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A 경감은 지난 5월 5일 사건 발생 당일 장윤기의 범행 차량(SUV) 조수석에서 강간살인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묶음 물증인 케이블타이를 확인하고도 압수하지 않고 방치했으며, 수사 부실 논란이 불거진 이달 초 부하 형사에게 관련 채증 영상을 무단으로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경은 당시 경찰 수사팀이 성범죄 목적의 범행을 증명할 유력한 증거물들을 잇달아 누락·폐기하도록 방조한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수사팀은 장윤기의 원룸 주소와 비밀번호를 현직 경찰 간부인 그의 부친에게 넘겨줬고, 부친은 원룸 정리 과정에서 또 다른 성범죄 정황 단서인 '훼손된 리얼돌'을 가져가 절단·소각했다. 또한 피해자의 혈흔이 묻은 범행 차량 SUV와 내부에 있던 케이블타이까지 고스란히 돌려받은 부친은 이를 주거지에 보관하다 검찰 압수수색을 통해 뒤늦게 실물이 확보되는 파행을 빚었다.


여기에 수사팀 내부에서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검토 의견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법정 형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일반 '살인'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한 경위도 수사 대상이다. 장윤기는 지난 13일 열린 2차 공판에서 "성범죄 목적으로 미행해 납치하려다 살해했다"며 검찰의 강간 등 살인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 바 있다.

AD

검찰은 앞서 확보한 장윤기 부친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과 녹취록 등을 분석하며 구속 송치된 A 경감과 서장, 형사과장 등 지휘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수사 무마 청탁이 오갔는지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