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3.0%로 올리고 수출 4강, 국민소득 5만달러를 달성한다는 '3·4·5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성장의 이면에는 고용 전망치를 오히려 낮춰 잡은 그림자가 있다. 정부 스스로 '고용 없는 성장'의 현실을 인정한 것이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은 생산성과 수출을 끌어올리지만 고용 창출 효과는 제한적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은 청년층 일자리부터 빠르게 대체하고 있고, 정년 연장 논의까지 본격화하면서 노동시장 진입과 이동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호황이 경제 전반의 활력을 높이는 것처럼 보이는 '반도체 착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성장의 과실이 일부 산업과 계층에 집중되고 경제 전반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고착되면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반도체 중심 성장 전략을 넘어 경제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구조적 해법 도출이 그래서 중요하다. 무엇보다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경직된 고용제도와 이중노동시장, 산업 간 인력 이동의 장벽을 그대로 둔 채 첨단산업 투자만 늘려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신산업으로 인력이 원활히 이동하고 기업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특정 산업에 집중된 성과가 더 넓게 확산될 수 있도록 양극화 완화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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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성장률 3%는 충분히 도전할 만한 목표다. 그러나 성장의 질을 높이지 못한다면 반도체 호황이 끝나는 순간 한국 경제의 활력도 함께 꺾일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는 성장률 숫자를 높이는 데 그칠 수 없다. 더 많은 국민이 일자리와 소득을 통해 경제 발전을 체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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